신한국당내 최대세력인 민주계 중심의 정치발전협의회가 3일 서석재 의장
서청원 간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단일 지도체제를 확정하고 공식 출범했다.

정발협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미주빌딩 사무실에서 박찬종 이수성 이한동 고문
과 김덕룡 의원 등 대선예비주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갖고 당력을
결집해 정권 재창출을 주도하기로 다짐했다.

이날 현재 정발협 가입 의사를 밝혔거나 서명한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은
1백20명선을 웃돈다는게 정발협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전국 2백53개 지구당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이에 따라 정발협이 경선전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발협은 공식적으로는 "엄정 중립"을 천명하고 있다.

서의장은 이날 "정발협은 어떤 특정계파의 모임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정후보에게 힘을 몰아주거나 지원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발협 발기인들이 "당략과 정파적 이해로 얼룩진 과거를 벗고 미래의
새로운 정치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결의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특정주자를 미리 밀어 분란의 소지를 제공하기보다는 이회창 대표를 비롯한
대선예비주자 8명 모두에게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또 정발협이 김종호 이세기 박세직 의원중 한사람을 서간 사장과 더불어
공동의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범계파와 중립을 표방
하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서간사장은 그러나 주자할거에 대한 여론의 곱지않은 시각을 감안해 대선
예비주자들을 자체 교통정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
된다.

서간 사장은 "정발협이 후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당내 대선예비주자들을 초청, 간담회를 갖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대선예비주자들은 초청대상에서 제외, 이들 스스로가
중도 하차토록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후보등록이 시작될 경우 정발협은 어떤 형태로든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입장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는게 정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정발협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현재 이수성 박찬종 고문 두사람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두사람간을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할지도
관심사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