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29일 대선자금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과 관련, 김대통령의 사과와 성실한 공개를 촉구하면서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겠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김대통령이 30일 대국민담화에서 대선자금 문제의
만족스런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즉시 임시국회를 소집, 국정조사를 요구
하겠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김대통령이 청문회에 나오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김대통령이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성실
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대선자금
관련 자료를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30일의 담화가 실패하면 김대통령은 우리 역사상
5번째 불행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며 "김대통령은 민심에 항복
하는 것만이 기사회생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28일 강인섭 정무수석을 통해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에게 대국민담화문 내용의 사전설명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이날 밝혀졌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면담을 거부한 반면 자민련은 대국민담화문 발표가 끝난
뒤인 30일 오후 김총재와 강수석이 당사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