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신한국당 대선주자 9명과의 29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1시간
10분정도 걸렸다.

이날 만남은 날씨얘기로 시작, 30분정도 식사를 한뒤 곧바로 경선문제와
대표사퇴문제 등에 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점심메뉴는 꼬리곰탕.

다음은 대화요지.

<>김대통령=최근 경선주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얘기하는 양상을 보여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경선은 민주주의의 양식이고 좋은 방식이다.

그러나 항상 개인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국가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페어플레이가 중요하다.

총재 입장에서 규칙을 지키는 경선이 되도록 엄정 관리할 것이다.

또 결과에 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선이 끝나고 당의 결속과 단합이 이뤄져야 한다.

멋있는 경선과정이 되도록 힘써달라.

<>박찬종고문=과열을 방지하고 공정경선을 위해서는 일정한 제도와 틀이
있어야 한다.

경선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당직을 정하고 해당당직자는 경선전 일정시기에
그만두도록 해야 한다.

대표는 공정경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대표는 심판자로 과열을 방지해야 하는 자리인데 경선에 참여하면 모양이
안좋다.

이대표 스스로 결단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한동고문=박고문과 같은 입장이다.

이대표가 우리와 입장을 바꾸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김대통령은 국정의 중심에 서서 당과 국가를 챙겨주기 바란다.

<>최병렬의원=당과 정부가 흔들리고 경선과정이 분열, 대치하는 모양으로
보여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우리끼리 갑론을박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이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결심, 빨리 해소시키는게 좋을 것이다.

<>이회창대표=당대표문제는 정치적으로 밀고 당길 문제가 아니다.

대표는 경선의 심판이 아니다.

이 문제를 나에게 맡겨달라.

<>김대통령=대통령선거도 중요하지만 안보, 경제회복문제가 더 중요하다.

대표문제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겠다.

내가 그 얘기하려고 오늘 만난 것은 아니다.

<>김윤환고문=여러분 모두 예비후보다.

후보등록 때까지는 정식후보가 아니다.

대표사퇴문제는 후보등록하고 경선에 들어갈때 생각하면 되고 그때 대표에게
맡겨야 한다.

당 단합이 중요하다.

<>이수성고문=대표사퇴문제는 우리끼리 다시 모여 얘기하자.

<>김덕룡의원=할일 많은데 경선갖고 싸우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다른 기회에 우리끼리 심도있게 논의하자.

<>이대표=나의 양식을 믿고 나에게 맡겨달라.

<>이홍구고문=이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모임을 소집해달라.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