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오는 29일 신한국당 대선주자들과의 오찬회동을 통해
대선자금에 대한 입장을 직접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6일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이회창대표의 발언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청와대참모진 뿐만 아니라
김대통령 역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김대통령이 직접적인 표명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고위관계자는 오는 29일 대선주자들과의 만남에서 직접 표명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정국이 혼미스런 상황을 보이고 있는데 야당을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 김대통령에게 건의드릴 절박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주 주례보고뒤 나온 이대표의 발언은 이대표 나름대로 고심
해서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나 난감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은 대선자금 표명이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고
시국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대선자금
표명 불가방침을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주 주례보고시 언급된 대선자금에 관한 부분은 이대표 진영에서
자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선자금발언이 누구의 주도에 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대표가 당대표로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한 것이고 김대통령
은 이대표에게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