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내 대구.경북(TK) 세력과 충청권을 중심으로한 주류간에 대선전략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주류측은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면서도 이면에는 "JP로의 단일화" 또는 "JP
독자출마론"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는 반면 TK출신 의원들은 "조기후보단일화"
를 거듭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철언 부총재의 탈당시사 발언으로 이같은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데다 김종필 총재가 "독자출마론"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민련의 내홍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TK출신 의원들은 24일 문희갑 대구시장 초청 시정협의회에
참석한 직후 별도 모임을 갖고 6.24 전당대회및 야권 대선공조 등과 관련한
입장조율에 나설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주류 중심의 당 운영에 대한 불만과 연말 대선이후 T.K의 위상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대선정국과 그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자민련의 후보단일화 및 대선전략 등에 대해 뚜렷한
대처방안을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내 9명의 TK의원들은 대선에 임하는 입장이 아직은 "각양각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과의 인연을 끊고 있는 박준규 최고고문은 T.K 독자세력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 김복동 수석부총재 박철언 부총재 박종근 의원 등은 후보단일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이정무 총무 안택수 대변인 김종학 이의익 의원은 "JP로의 후보단일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반해 박구일 의원은 구체적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박태준 전 포철회장의 정계복귀를 계기로 이들이 세력을
하나로 모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박고문과 박부총재는 이미 박 전회장의 정계복귀 이후의 대선전략에
대해 깊숙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박부총재가 제시하고 있는 6월말까지 후보단일화에 대한 원칙과
방법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TK의 홀로서기"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