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19일 전당대회에서 총재와 대통령후보자리를
거머쥐는데 성공, 4번째 대권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러나 김총재의 대권행보에는 적지 않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후보단일화(DJP연합)문제.

김총재는 이날 "즉각 교섭위원을 임명해 단일화를 꼭 이뤄내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DJP연합의 성사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상대후보로의 단일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두
김총재 역시 단일화실패시에는 독자출마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국민회의 김총재는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자민련의 내각제를 전폭 수용하고 자민련내 충청 대구.경북(TK)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권력분점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국민회의 김총재가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자민련 김총재와
주요 TK인사를 내각제하 총리와 지자체선거에서의 서울시장후보 등으로
제시해놓고 있다는 항간의 풍문은 주목할만하다.

또 DJP단일후보가 성사돼 국민회의 김총재가 자민련 김총재와 TK세력의
지원을 받는가운데 출마할 경우 과연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결과는 부정적이다.

김총재는 신한국당 이회창대표 박찬종고문 등에 어떤 상황에서도 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여론조사결과는 87년 대선이후 각종 선거에서 드러난 김총재에
대한 비호남권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DJP연합구도아래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와관련, 김총재는 패배주의의 청산을 부르짖고 있지만 패배주의의 원인
제공자는 당 "안"이 아니라 김총재가 쉽게 흔들 수 없는 당 "밖"에 있는 게
현실이다.

야권내 DJP연합에 대항, 이번 대선을 민주대 반민주세력간 대결구도로
몰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회의내 비주류와 민주당 통추 등의 존재는
김총재의 대권행보에 또다른 걸림돌.

김상현 의장과 정대철 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측은 이날 경선에서
패배, 그 기세가 어느정도 꺾이긴 했으나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DJP연합
구도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DJ 대통령만들기"라는 외길수순을 밟는 당에 동화하지 못한채
경우에 따라서는 탈당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야권분열을 막아 자신의 대권행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장기집권에 반대하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모든 세력과의 연합을 형성하겠다"
고 밝히고 있으나 이질세력간 봉합이 "집권을 위해"라는 명분만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밖에 김총재의 고령(72) 및 건강, "대권4수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는
한보사태 등으로 국민들의 세대교체 희구심리가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를 내세울 여권과의 대결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무튼 이날 경선을 통해 제1야당의 갈길은 김총재의 4번째 도전을 통해
집권하느냐, 아니면 비주류측의 주장대로 참담한 패배속에 김총재가 제2의
정계은퇴선언을 하는 상황으로 귀착하느냐로 정리됐고 최우선적으로는
DJP성사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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