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경기지사가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지사는 1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선을 통해 지도자가 등장해야 한다는 기대을 저버리는 행위가 당대표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며 "이대표는 지금까지의 잘못을 바로잡고 공정경선의
큰 길로 나와야 한다"고 통박했다.

이지사는 이와 함께 "이대표는 그럴 의지가 없으면 스스로 응분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공격의 화살을 쏘았다.

응분의 결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해 의지를
갖고 풀든지 대표직을 내놓고 경선에 임하든지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지사가 공박하는 이대표측의 불공정 경선 행위는 3가지.

우선 이지사는 이대표가 각 방송사에서 갖기로 한 대선예비주자들의 합동
TV토론회를 거절했다는 점을 들었다.

고비용정치구조를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이대표가 방송사가 마련해준
"TV청문회"를 거절한 것은 그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에 찬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이지사는 지적했다.

이지사는 또 이대표가 최근 특보단을 대거 임명한 것과 안기부장과 비밀리에
회동, 정보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공격의 고삐를 쥐었다.

이지사는 당내 분야별 분과위원회가 있는데 경선 운동 개시일을 한달여
앞두고 서둘러 특보단을 확대 구성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당대표가 공식적인 채널을 제쳐두고 안기부장과 직접 접촉한다는 것은
월권행위이며 안기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고 공박했다.

이같은 공격에 대해 이대표측은 특보단 구성은 당대표로서 전임대표의 예에
따랐을 뿐이며 안기부장과의 회동은 당정협조차원에서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
하고 있다.

여하튼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경선에 나갈 것이다.

본선에 선 나의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이지사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