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의 대선자금 잉여금 관리의혹에 이어 김영삼대통령의 한보자금
수수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초긴장 국면을 맞고 있다.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9일 대선자금 9백억원 수수등 언론에 제기되고 있는
각종 대선자금 관련 의혹을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으나 내심으론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 특단의 시국수습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김대통령이 한보로부터 9백억원을 지원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한보사태의 진상이 대선자금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김대통령의 해명과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김대통령이 한보로부터 받은 대선자금
9백억원은 구체적 증거가 객관적으로 제시되고 있어 움직일 수없는 사실로
굳어졌다"며 "김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사람이 비자금을 만들고 개인적
치부를 했다는 이유로 단죄한 만큼 스스로도 한보몸통과 대선자금에 관해
해명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김대통령 부자는 이제 국민과 역사앞에 자신들의
죄과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 길만이
수렁에 빠진 이 나라를 하루빨리 구해 내는 첩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보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김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서석재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혀 근거없는 기상천외한
얘기"라고 부인했다.

이윤성 대변인도 당직자 간담회가 끝난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선자금
수수의혹에 대해 우리당에서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