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측의 일방적인 우세속에 싱겁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회의
총재 대선후보 득표전이 비주류측의 파상공세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주류측은 선거전이 주류측의 수성과 비주류측의 공세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DJ 대선 필패론"에 대한 공감대가 대의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7대 3정도였던 판세가 6대 4정도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후보경선에 나선 정대철 부총재는 8일 기자회견에서 "호남 서울 경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류측을 앞서기 시작했다"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세호전 판단에 힘을 입은듯 비주류측은 정부총재가 8일 주류측의
심장부인 광주 6개 전지구당, 김상현 지도위의장은 강원지역 8개 지구당,
김근태 부총재는 부산.경남지역을 각각 공략하는 등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김의장은 특유의 "마당발"을 과시하며 대의원과의 1대 1 접촉을 계속해 8일
현재 전체대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2천명가량을 만났고 정부총재 역시
1천5백여명과 대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측은 그동안의 득표전과정에서 상당수의 대의원들이 자민련과의
제휴에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뒤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을 호소한
정치인이 1년만에 내각제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내각제
반대입장을 더욱 선명하게 내세웠다.

이같은 맥락에서 비주류측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박태준 전 포철회장에
대해 "정권교체에 주체적 역할보다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 그들의 소명"
이라면서 ""민주세력"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호소하는 등 나름의 색깔공세도
펴고 있다.

정부총재 진영은 특히 최근의 TV토론회에서 예상 외로 높은 점수를 얻자
김총재측에 TV토론을 제의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는한편 김총재가 자신의
부모와 김의장의 지원에 힘입어 후보가 됐던 71년 대선상황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는 김총재가 나를 도와야 한다"는 "품앗이론"을 내세워 주류측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주류측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비주류의 공세가 위험수위에
미치지 않고 있다고 판단, 정면대응을 유보하고 있다.

주류측은 자민련의 협조를 얻어 후보단일화문제를 가시권에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도 비주류측의 공세를 충분히 꺾을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