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경기지사는 7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 하야
주장과 관련,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여러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게 옳으며 하야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지사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김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로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 "김씨는 고교후배로 지금까지 4차례가량
만났지만 여럿이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의례적인 만남이었다"며
"현철인맥"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그는 또 김씨의 사법처리문제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마당에 말하기가 곤란하지만 대통령 아들이라고 특별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
고 말했다.

이지사는 대선자금 공개문제와 관련해서는 "5년전의 일이고 그당시 정치문화
수준을 국민들도 다 잘알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사조직 대규모 유세 등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정치행태를 고쳐야 한다"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95년 김대통령이 후계문제와 관련해 언급한 "깜짝 놀랄만한 젊은
후보"가 자신을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소식을 듣고 나도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이어 경선과정이 불공정하더라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결코
중도에 포기하거나 당을 탈당, 독자후보로 나서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도지사업무와 대권도전활동 병행문제와 관련, "민선자치시대에는
도지사도 엄연한 정치인"이라며 "경선운동에 노력과 열정을 뺏기고 있지만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해 도지사직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내 영입파 대선예비주자에 대해 "정치는 민심의 바다에 배를 저어
가는 것과 같다"면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잘 끌고 갈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문민정부 개혁실패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역사적으로
책임을 면할수 없는 것을 잘 안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한 정권이 수행해야
할 시대적 소명은 한계가 있으며 문민정부는 그런 의미에서 권위주의 시대의
모순구조를 혁파하는데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하루아침에 생산성이 낮은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며
"차기정권은 문민정부의 개혁방향과 대의를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사는 정부조직 축소문제와 관련, "작지만 강한 정부는 세계적 추세
이지만 관료들을 무조건 내보낸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며 "관료들의
임무 조직 등을 재구성하고 남는 인력은 재교육을 통해 생산적인 분야로
이동시키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국제수지 불균형의 원인과 해결방안으로 "무역수지 역조의 가장 큰
원인은 경쟁력 약화에서 찾을수 있다"며 "과소비와 낭비풍조를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부가가치 지식정보산업으로 정책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