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최대 계보인 민주계의 하부 지지기반의 하나인 민추협동지회가
30일 여권의 차기주자로 사실상 박찬종 고문을 지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이날 오전 롯데호텔에서 민추협 집행부및 전국시도지부장 20여명이 참석한
조찬모임에서 참석자들 대부분은 최근의 사태 등으로 민주화세력이 한 묶음
으로 매도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차기정권 창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유양 홍보위원장은 "민추협활동을 해온 온산(최형우)은 병상에 있고
일부 주자는 한보사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며 "차기정권은 민주
정통성을 가진 박고문을 정점으로 다시 되살아 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회장인 원성희 수출공단이사장은 "철학이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며 우리가
박고문을 도와야 한다"고 가세했다.

최종태 회장도 결론적으로 "얼마후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느냐를 가름하는
큰 선거에서 하나로 뭉쳐 민추협 정신에 맞는 인물을 밀어야 한다"며 이날의
분위기를 집약했다.

이같은 민추협동지회측의 움직임이 민주계의 또 다른 지지 기반인 민주산악
회 인사들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자져올지에 정치권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박고문 진영에서는 민주산악회를 주도해 온 최형우 고문이 병상에 있어
결국은 이들도 민추협동지회와 뜻을 같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고문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6월 항쟁의 선두에 섰던 민주화세력이 현재
폄하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절차탁마하여 민추협 정신을 되살리고 그 틀위
에서 21세기 미래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박고문은 이날 중앙대와 경기대 특강에서 "국민속에서 검증받은 민주적
국정경륜 그룹이 국가경영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제2기 문민정부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주체가 되고 정부가 뒤에서 미는 계획적
이고도 체계적인 개혁이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