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은 24일 한보그룹의 북한황해제철소 투자설과 관련, 한보관계자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지선 북한실장을 불러 추진경위를 추궁하는
등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통일원관계자는 이날 "한보가 황해제철소투자 등 협력사업에 대해 접촉
승인 등을 받지 않아 우선 진상을 파악한뒤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법
에 따라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공개된 한보철강 대북사업담당자의 메모에 따르면 홍실장은 지난 1월
13일 한보 싱가포르현지법인 이웅섭 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번 지원한
사실(96년9월 한보측이 1백60만달러를 북한측에 전달)에 장군(김정일)께서
고무되셨다"며 "김성철(북한최고인민회의대의원으로 추정)에 따르면 두번
보고됐으며 잠수함사건해결에도 황철(황해제철소)의 협력가능성이 고려됐다"
고 말했다.

홍실장은 또 "한보의 자금경색 부도설 제3자인수설 등으로 저쪽(북한)에선
대단히 불안해 하고 있다"며 "지금 (한보를) 지원하는 경우 한보측이 NK사업
(황해제철소투자)을 빌미로 자금을 제공받기 위해 사업을 진행시켰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 북한이 한보의 부도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