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은 7일 신한국당 김덕룡 국민회의 김상현 자민련
김용환의원 등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정총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한보특위 첫날 청문회에서
"이들 세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느냐"는 신한국당 맹형규의원의 신문에
"내가 안했기 때문에 기억이 안나나 회사직원들이 준것으로 알고있다"고
답변했다.

정총회장은 그러나 오후들어 신한국당 박헌기의원의 추가질문이 이어지자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말할수 없다"면서 "3명의 의원들에게 회사직원을 통해
돈을 준적도 없다"고 진술을 번복, 여야의원간에 논란을 빚었다.

정총회장은 이날 자신이 재판중이라는 이유로 자금유용및 비자금조성과
사용내역등에 대한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92년 대선자금제공설에 대해서는 민자당 재정위원으로서 특별당비를
낸적은 있으나 개인적으로 자금을 제공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정총회장은 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보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몇몇 의원들을 무마하기 위해 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시인했으나
그대상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이나 지난해 총선때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담당직원들의 진술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