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7일 서울구치소에서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한보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시작했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 특위위원별로 20분씩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이신범의원 (신한국) >>>

-96년 10월에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이 공동으로 한보그룹대출
관련 자료요청을 해서 걱정을 한 일이 있느냐.

"자금부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일 있다"

-정재철의원을 통해 이를 무마해 달라고 했는가.

"그렇다"

-정재철의원에게 국민회의 의원 4명 이름을 적어 줬는가.

"기억이 안나지만 이 사건은 현재 재판 계류중이므로 얘기할 수 없다"

-검찰에서 진술한 적 있는가.

"진술한 것은 기억 나지만 이름은 모른다"

-정재철의원에 따르면 권노갑의원을 통해 국민회의 재경위원 김민석 이상수
정세균 정한용의원을 무마하도록 했다는데.

"역시 재판계류중이므로 그 문제는 얘기 하지 않겠다"

-김대중총재 아들 결혼식 축의금을 낸 일 있는가.

"없다"

-대선때나 어려울 때 정치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는데.

"없다"

-김총재가 대선때 많은 정치인들에게 자금을 줬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그 사람말은 그 사람 자유이고.

그런 일 없다"

-아태재단 후원쿠폰을 사달라는 부탁을 의원들로부터 받은 일 없는가.

"없다"

-장재식의원 아는가.

"안다.

국세청이 같이 있었고 장의원이 주택은행장을 할 때 우리가 주택을
(건설)해 주택은행과 거래가 있어 알고 있다"

-선거때 도와준 일 없는가.

"전혀 관계없다"

-김종필총재와는 60년대부터 친분이 있나.

"총리때부터 알고 있다"

-아들 주례를 부탁한 일 있는가.

"그렇다.

김총재가 주례를 섰다"

-14대 국회때 자민련 정태영의원이 한보철강 매립계획 관련 자료를 요청
했는데 결국 질의는 하지 않았다.

김종필총재가 질의를 하지 말라고 무마했다는데.

"그런 일이 없다.

정태영의원은 기억나지만 직원들이 다니며 처리한 줄 알고 있다.

나 자신은 모른다"

-이희일 전동자부장관이 김총재의 핵심측근인데 한보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채용한 경위는.

김총재가 부탁했는가.

"아니다.

그 분은 동자부장관시절 우리가 광산을 했기 때문에 알게 됐다"

-당진제철소 만들 당시 당진군은 농지전용허가 환경영향평가에 부정적
이었는데.

당시 심대평 충남지사를 알았는가.

"잘 모른다.

그당시 환경문제 등은 직원들이 했다.

나는 전혀 모른다"

-92년 12월 대선이전에 김영삼대통령과 만난 적 있나.

"김대통령과의 관계를 말하겠다.

나는 하키협회회장을 했다.

88년 올림픽 호주와의 결승전때 노태우대통령 김영삼 김대중총재가 왔다.

그때부터 알게 됐다.

3당합당후 김대통령은 여당대표으로 계셨고 나는 (민자당) 재정위원으로
있었다.

우리회사가 재정위원이 돼서 월회비를 내고 선거때나 때가 되면 특별회비도
냈다.

개인적으로 선거자금을 제공한 일은 없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일은 없다"

-김현철 박태중씨를 만난 일 있는가.

"전혀 없다"

-김현철씨 당진공장에 온 일 있나.

"모른다"

-박태중씨가 독일 SMS사와 설비계약을 중지시키고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설
이 나오는데.

"전혀 근거가 없다"

<<< 맹형규의원 (신한국) >>>

-최근 검찰총장이 "한보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언론에서도
24명의 의원 명단이 공개됐는데 그 이외에는 다른 사람은 없나.

"지금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얘기할 수 없다"

-"한보리스트"에 포함된 의원이 주로 정치인이냐.

"잘 기억이 안난다"

-직접 돈을 주었는가.

"그것도 역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얘기할 수 있다"

-자민련 김용환총장을 만난 적이 있는가.

"옛날부터 아는 사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자금을 주었는가.

"내가 안했다"

-국민회의 김상현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주었는가.

"기억이 안난다"

-신한국당 김덕룡의원을 만났는가.

"잘 모른다"

-김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주었는가.

"기억이 없다"

-다른 사람을 통해 정치자금을 주었는가.

"기억이 없다"

-기억이 없다는 말이 다른 사람을 통해 돈을 주었다는 뜻인가.

"내가 안했기 때문에 기억이 안난다"

-다른 사람을 통해 돈을 주었다는 말인가.

"회사직원이 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억이 안난다"

-얼마씩 주었는가.

"기억이 안난다"

-현철씨의 저서 1만권을 구입하도록 지시했는가.

"비서실 신실장이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해 "좀 사주라"고 말한 적이
있다"

<<< 조순형의원 (국민회의) >>>

-한보철강과 관련해 얼마를 대출받았나.

"확실히 모르나 은행 제2금융권 파이낸싱 (신용)금고를 통해 5조원 가까이
된다"

-5조원이 제 목적에 쓰였나.

"그렇다"

-검찰조사에서도 1조3천억원 한보비서실 자료에서도 1조2천억원이 실투자비
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모든 걸 내가 관장했다.

우리 직원들은 부분적인 것만 담당해 전체를 모른다.

5조원 은행대출과 우리 자금 1조원을 보태 6조원을 투입했다.

실투자가 3조5천억원이니 4조원이니 하는 것은 이자 1조5천억원이 지출됐기
때문이다"

-한보철강을 비호한 세력은 누구냐.

"나 이외에는 없다.

담보 사업성으로 대출을 확보했다"

-사업추진하면서 정부부처에 로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로비를 한 일도 없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준공허가는 천천히 받으면 되는거였다"

-동아시아 가스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선물비 부족으로 40억원을 마련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검찰에서 뭐라 얘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정보근이 수시로 청와대에 드나들고 면담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잘 기억 나지 않지만 비자금 사건때 (내가 구치소에) 들어와 있으니까
답답해서 홍인길의원을 만난 것으로 안다"

<<< 이인구의원 (자민련) >>>

-막내아들 한근씨와 세째 아들 보근씨를 사랑해서 회사이름을 한보라고
지었다는데 사실이냐.

"아니다"

-아직도 한보를 재건할 꿈을 갖고 있는가.

"그것은 장차 닥쳐봐야 한다.

그것은 미래의 일이다"

-5공화국때 전두환 전대통령과 친분이 있는가.

"그렇다"

-5공때 대통령 장인과 실력자 주모씨를 통해 포철이 건설중인 광양제철소를
인수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데.

"광양제철소를 인수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광양제철소 하기 전에 철강을
하려고 했다"

-증권거래소 고문인 조성만씨를 잘 아는가.

"하청업자 소개로 알고 있다"

-한보금융특혜과정에서 조씨가 증인의 지원역할을 한 것 아닌가.

조씨와 증인과 청와대사이의 관계에 의문이 많다.

"하청업자 소개로 그 사람을 알게됐다.

청와대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한보를 위해 일했다고 하는데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다"

-전환사채 2천9백억원을 발행해 누군가가 전환사채를 사갔는데 한푼도
회사에 입금 안됐다.

그돈은 누가 먹었는가.

"장부를 보기 전에 여기서 답변할 수 없다"

-관리대상 명단을 직접 작성하고 명단을 확인했다는데.

"그런 일 없다"

-재경원 통산부 결재라인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줬다는데.

"그렇지 않다"

-심부름을 한 사람이 증언했다.

"그 사람들이 했을 것이다"

<<< 김문수의원 (신한국) >>>

-증인은 세번째 구속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두번째 구속때와 비교
하면 어떠냐.

"똑같다"

-감옥에 있는 동안 국민에게 지은 죄과와 잘못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가.

"여러가지 생각이 난다.

모두에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증인은 재소자 피의자 청문회의 증인으로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나중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국민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해도 좋은가.

"좋다"

-국회에 나돌고 있는 것, 신문에 보도된 것 등 5가지의 "정태수리스트"가
있는데 어느 것이 진실이냐.

"(김의원이 넘겨준 신문보도 자료 등을 살펴본뒤) 검찰에서 얘기한 것을
기억할 수 없고 내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 신문에 난 점에
대해 증언할 수없다.

거절한다"

-신문을 불신하는 것인가.

"불신할 때도 있고 신용할 때도 있다"

-여야 정치인들에게 국정감사시기를 비롯해 정치자금을 준 적이 있는가.

"때에 따라 있을 수 있다"

-돈을 받은 의원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국정조사위원 가운데도 있다는
뜻인가.

"아니다.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에게 주었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는 돈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없다"

-돈만 주면 어떤 어려운 점도 해결되는가.

"돈으로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증인이 정치인 관리 은행장에게 건네주라고 준 돈을 중간에 떼인 적이
있는가.

"잘 모르겠다"

-증인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준다든지 특별하게 로비를 하지
않았는가.

"정치권에 대해 특별한 로비를 하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 할 수도 있다"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한보철강이 지금이라도 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진제철소는 9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운영을 누가하건 간에 충분히 살아난다고 확신한다"

-한보철강 부도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한보가 망하게 된 것은 배후에
제3자가 있어 3천억원이 지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3천억원 대출이 안됐다는 얘기는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배후음모설은 당시 화가나서 말한 것이라 기억이 안난다"

-한보의 본체는 정총회장 자신이 아닌가.

"그렇다.

내 자신이다"

-한보철강은 도로 항만 용수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모하게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앞으로 공사비 1조원만 더 투자되면 10조원의 공장이 될 수 있다고 확신
한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