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캐서린 버티니 세계식량계획(WFP) 사무국장은 4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대북식량지원에 한국정부가 적극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버티니 사무국장은 특히 당초 10만t(4천2백만불 상당)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려던 WFP의 계획을 바꿔 지원규모를 20만t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고
한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버티니 사무국장은 또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북한
고위층이 식량위기를 언급하며 좀더 많은 지원을 호소했다며 지난달 북한
방문 결과를 설명했다.

버티니 사무국장은 이에앞서 김석우 통일원차관, 이기주 외무차관, 소병용
외무부외교정책실장 등을 방문, 대북식량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버티니 사무국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방북시 유치원과 수해복구현장
등을 방문하고 공진태정무원부총리 등을 만나 식량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면서 "북한측은 다음달 상순께 도착할 예정인 WFP의 구호물품을 더 빨리
보내 달라고 재촉하는 등 식량난이 예상보다 심각했다"고 말했다고 소
실장이 전했다.

소 실장은 이어 "버티니 국장은 우리정부측에 WFP의 대북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측은 유엔 등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계획에 적극 동참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임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