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한보국정조사특위는 2일 조흥은행 장철훈 외환은행 장명선 서울은행
장만화 행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보사태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한보철강에 대한 특혜대출및 대출외압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 조흥은행 ]]]

김민석 의원(국민회의)은 조흥은행이 작년 8월26일 한보철강에 1천억원을
대출하면서 우대이율을 적용한 배경과 지난 94년 3억달러규모의 외화대출시
다른 은행과의 사전협의여부를 따졌다.

김의원은 특히 장행장의 한보부실여신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은 조흥은행이 대출근거로 활용한 한국기업평가의
한보철강 사업타당성 검토보고서와 관련, "한기평이 엉터리로 순현재가치
(NPV)를 계산해 사업성이 있는 것처럼 꾸몄는데 이를 그대로 믿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맹형규 의원(신한국당)은 "지난 94년 외화대출 담보물건의 총 감정가격이
3백47억원에 불과한데 포괄근저당 설정금액은 감정가의 20배인 7천억원에
달한다"며 조흥은행측의 "담보 확보후 대출" 주장을 반박했다.

맹의원은 또 한보철강이 계획대로 완공되더라도 금융비용이 매출액의 25%에
육박, 사업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만 의원(자민련)은 "대통령이 모르게 거액대출이 이뤄질수 있느냐"면서
"한보에 대한 대출을 공장별로 은행에 배정한 배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신범 의원(신한국당)은 "설비를 도입하면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을수
있느냐"며 2천억원 리베이트설의 허구성을 증명하기 위한 질의를 벌였다.

[[[ 외환은행 ]]]

이사철 의원(신한국당)은 "한보그룹의 해외건설담당 부사장으로 있는 장명선
행장의 동생 명철씨가 대출과정에 개입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원길 의원(국민회의)은 "지난해 11월22일부터 28일사이에 한보철강 주식
4만주를 전량 팔아 지금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한보철강이 부도날
것을 우려해 미리 주식에서 손을 빼 부도에 대비했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재천 의원(신한국당)은 "외환은행이 단기신용등급에서 요주의업체, 기업
신용도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37점밖에 받지 못한 한보에 대출한 것은 외부적
인 요인 때문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국헌 의원(신한국당)은 "한국신용평가의 검토보고서를 무시하고 한보철강
이 의뢰한 한기평의 보고서만 원용해 사업성을 긍정평가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 서울은행 ]]]

김문수 의원(신한국당)은 "지난 1월10일 87억원을 한보에 대출할때 결재라인
에 있던 장만화 당시 전무 등이 대거 승진한 것은 누군가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경재 의원은 "지난 93년부터 대출을 줄여왔던 서울은행이 지난해 12월
협조융자에 참여한 것은 이 융자가 범정부적 차원에서 이뤄진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상수 의원은 "대선전에는 외화대출을 거부했다가 대선이후 부랴부랴
1천9백만달러의 외화대출을 승인해준 것은 한보의 대선지원에 따른 댓가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의원은 또 "서울은행이 지난해 11월21일 한보철강에 대한 1백억원의 지급
보증은 그 담보가 철근 3만t으로 시가 90억원에 불과한 것이었다"며 청와대
외압여부를 따졌다.

[[[ 답변 ]]]

이같은 의원들의 질의에 "3장" 행장은 "대출과정에서 외압이나 다른 은행
과의 사전협의는 전혀 없었고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출을 승인
했다"며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또 이구동성으로 "한기평은 한국산업은행 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신력
이 있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결과적으로 심사를 잘못하고 자금소요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점 등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일부 책임을 시인했다.

<허귀식.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