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체류중인 황장엽 북한 노동당비서는 4월 초순이후에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광석 외무부 아.태국장은 이날 "한.중 양국간 황비서의 3국체류기간에
대해 교감을 나눈 기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만큼 한국행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최소한 내주까지는 3국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유국장은 또 "필리핀측도 황비서의 자국 체류에 대해 "가급적 조속히
떠나도록 하되 필요한 기간만큼은 충분히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이 26일 발표한 성명도 이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비서는 일시 체류지인 필리핀에서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돌보며
서울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황비서는 한달보름동안이나 좁은 공간에 있었는데도
비교적 건강이 좋으며 심리적 동요없이 철저한 자기절제 생활을 하고 있다"
며 "명상과 독서 집필 등으로 하루일과를 보내며 노사상가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황비서는 성인동화책 읽는 것을 즐기고 있어 우리측에서
성인 동화책을 15권정도 보내 주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황비서가 지난 시절 자신이 써 두었던 주체사상 관련
논문들을 수정하는데 상당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필요한 사전을 넣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 최완수.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