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당을 단합해서 어려운 처지를 벗어나고 새로운 방향의 진로를
모색하겠다.

그러면서 집권당으로서 안정을 되찾고 정국 안정과 정권을 재창출할수
있도록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신한국당 이회창 신임 대표는 13일 취임 일성으로 "예상치 않게 무거운
직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며 "새 대표의 할 일은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대표직을 경선 프리미엄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대표는 특히 정치권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 차남 처리
문제에 대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순리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가 경선에 출마할수 있는 지에 대한 대통령의 말씀은 없었나.

또 대표직 수행과 경선출마가 양립할수 있다고 보는지.

"대표 지명과 경선출마 여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대표로서 경선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공정하고 실질적으로
자유로운 경선이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대표의 임무라고 본다"

-국회 국정조사특위가 김현철씨 문제에 걸려 조사활동을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국정조사와 같은 소위 법에 의한 절차나 처리문제는 법이 정한 대로
법정신에 따라 그대로 할 것이다.

지켜보면 알 것이다"

-이대표는 그동안 당 대표가 경선을 공정히 관리해야지 경선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해왔는데.

"변명하려는게 아니라 내 개인의견을 직접 표명한 바는 없다.

다만 경선은 공정해야지 대표개인 사정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옳지 않다"

-당의 단합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단합은 마음의 문제다.

말로만 단합한다, 형식으로 약속했다는 차원이 아니라 마음으로 합치고
자신의 사사로움을 버리고 진정한 마음의 단합이 이뤄지도록 온갖 정성을
다하려고 한다"

-본인 스타일을 관리형 아니면 실세형중 어느 것으로 분류할수 있나.

"(웃으며) 제3자가 평가해줄 사안이다"

-신한국당의 계파간 불신과 파벌로 인해 국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극복할 복안은 있나.

"이질적인 집단이라고 해서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는 보지 않는다.

여러 계파가 모여서 같이 나가자는데 단합의 목적 있다.

애초 한 뿌리면 구태여 단합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곧 당헌.당규 개정작업 들어갈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할때 거취 표명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경선과 관련한 당헌.당규문제는 대표직무를 하면서 당 중진및 당직자들과
협의해 처리하겠다.

경선출마 여부는 일을 처리하면서 차차 가닥이 잡혀나갈 것이다"

-대권예비주자이면서 대표를 맡았는데 앞으로 제기될 불공정 시비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금 현재로서는 경선출마 여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대표로서의 직무는 마땅히 수행해 나갈 것이나 그것이 무슨 꼭 대권주자
프리미엄으로 불공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른 주자들도 경륜과 포용이 있어 트집잡지 않을 것으로 본다"

-후속 당직 개편 시기와 방향은.

또 당직 인선때 대표로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인가.

"아무래도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 다음에 총재와 협의해 정하게 될 것이다.

당내 좋은 분들이 많고 서로 다 힘을 부축해서 추스려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진용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한다.

당대표로서 인선때 대표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대통령과 국정운영과정에서 자칫 마찰이 우려되는데.

"마찰이나 우려가 어떤 뜻인가.

견해차나 입장차는 누구와의 사이에든 있을수 있다.

다만 어떻게 조정 소화하느냐가 문제다.

원만하게 당체제를 이끌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

-대선후보의 조기 가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후보 가시화문제도 내가 시점을 잡아 말한 일은 없으나 앞으로 당에서
결정된 경선절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