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4일 "내각제를 해야 야당후보가 단일화되는
여건이고, 국민이 이를 지지한다면 정권교체 이상 중요한 일이 없기 때문에
내각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날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국민대 정치대학원 동문모임인
목민클럽초청으로 "21세기와 한국경제의 진로"라는 주제의 특강을 마친뒤
내각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당과 내 입장은 대통령
중심제를 선호하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국민이 어느쪽을 지지하는가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김총재의 발언은 15대국회임기중이나 연내 내각제개헌주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으나 김총재측은 "원칙적인 얘기를 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총재는 또 야당후보단일화전망과 관련, "단일후보를 내야 이긴다는 것에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시간이 가면서 잘
풀려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선출마여부 입장표명 시기에 대해 "오는 5월 전당대회
이전에 밝히게 될 것이고 지금은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총재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미국식 예비선거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부공작과 금력정치로 야당후보를 여당이 얼마든지 뒤집어버릴 수 있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한국에서 미국을 흉내낼 필요는 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