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총리가 26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국무위원들의
일괄 사의를 표명,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개각의 폭과 인선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25일 대국민담화에서 인사개혁을 단행하고 한보사태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 만큼 이번 개각은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한 "조각"수준의 큰 폭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인선 내용에 대해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파격적인 인사스타일을
감안할 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을 잡기어려우나 관가에서는 몇가지 이유를
들어 후임 하마평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후임총리로는 정치인 출신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긴밀한 당정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량급 정치인이
총리로 기용될 것이라는 추론이다.

신한국당의 대권후보군의 교통정리 차원에서라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대권 예비후보 중의 한사람으로 내무장관, 집권당 원내총무와
사무총장 국회부의장 등 당정요직을 거친 이한동 신한국당고문이 우선
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고문은 총리로 임명될 경우 대권경쟁에서 사실상 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함께 여권 내부에서는 청와대 정무수석 서울시장 공보처장관 등
행정경험이 풍부한 신한국당 최병렬의원을 거론하고 있다.

업무장악력이 뛰어나 단시일내에 내각을 추스릴 수 있을 것이라게 그
이유이다.

최대의 현안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다소 파격적으로라도 "경제총리"가
발탁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경제부총리 재무장관 등을 지낸 김만제 포항제철회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흩어진 민심을 바로잡고 내각을 원만히 이끌어갈 국민화합형
총리가 가장 무난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따라 이수성 총리와 같은 학자출신의 원로급인사가 총리로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호남출신으로 내무장관과 서울시장을 지낸 고건 명지대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홍일식 고려대총장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승수 경제부총리 이석채 경제수석 등 현 경제팀은 대폭 경질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보사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보사태 이후에도
"정부 무책임론"으로 일관, 여론의 반발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후임 경제부총리로는 노동법개정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진념 노동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보에 대한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95~96년에 은행감독원장을
맡았던 김용진 과기처장관과 현 각료중 비교적 재임기간이 오래된 추경석
건교부장관도 경제팀 물갈이 차원에서 교체대상에 올라있다.

일부 경제부처의 장관으로는 "경제난"을 감안 외부인사의 기용보다는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실물경제에 밝은 경제부처출신 차관급인사들의 기용이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재경원차관을 지낸 이환균 총리행조실장 정해주 중소기업청장
임창렬 재경원차관 이기호 보건복지부차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한편 문민정부 출범이후 줄곧 공보처장관을 맡아온 오인환 장관은 청와대
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