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및 수원 장안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전이 17일 후보등록과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는 이번 보선을 지난해 4.11총선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이들 지역
에서 단순히 재대결을 벌인다는 차원이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와
대선전초전 성격을 띠는 중앙정치의 격돌장으로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 대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두고 있는데다 <>노동관계법 등 날치기
및 노동계 파업 <>한보사태 <>황장엽 비서 망명및 이한영씨 피격 등 메가톤급
이슈가 잇달아 강타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인천 서구에 조영장 전의원, 수원 장안에 이호정 전의원을 각각
후보로 내세우고 저인망식 접촉과 안보문제의 선거 이슈화를 통한 보수층표
묶기를 통해 이번 보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유권자 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는 보수와 안보정서를 일깨워 표로 연결시키면
야권의 "한보" 공세를 능히 막아낼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한국당은 노동계 파업사태 한보사태로 한때 이반된 민심이 황비서 망명과
이씨 피격 등을 계기로 안보문제가 부각되면서 "밉지만 나라를 생각해 여당을
밀어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 이런 보수층 파고들기와 결집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홍구 대표 이한동 고문 등이 지난 16일 보선지역에서 열린 당원전진대회
에서 강릉 무장간첩 침투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황비서
망명및 이씨 피습사건으로 더욱 심각해진 만큼 전국민이 일치단결해 국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도 이런 전략에 기초한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선거공조" 방침아래 인천 서구에 조한천 전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을, 수원 장안에 이태섭 전의원을 각각 단일후보로 내세웠다.

양당은 서울 노원구청장 선거때처럼 공조체제를 재가동, 각당 지도부가 합동
으로 후보 지지연설에 나서고 선거운동원도 공동으로 운영하는 "철벽공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특히 인천시 지부장인 박상규 부총재를 선거대책위원장, 이기문
의원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 중앙당 일부 당직들을 파견하는 등 총력
지원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자민련도 17일 오후 수원 시민회관에서 김종필 총재를 비롯한 주요당직자들
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 장안지구당 개편대회를 열어 이태섭씨를 새 위원장
으로 선출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지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수원 장안 보선후보로 확정된 유용근 전의원이 17일 선거
대책위 발대식을 갖고 보선준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한보사태 등으로 3김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극에 달해 있어
화려한 스타군단을 활용, 지원유세를 펼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이번 보선은 여당후보가 한발
앞서고 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단일후보에 맞서 과연 뒤집기에 성공할
것인가에 일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선지역이 여당후보가 거센 "북풍"(북한의 판문점 병력 투입) 속에서도
4.11총선에서 근소한 표차이긴 하나 낙선한 지역인데다 야권공조의 위력도
무시할수 없기 때문이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