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오후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이한영씨(37)는 북한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59)의 조카이며 본명은 리일남이다.

이씨는 60년 평양시 중구역 대동문아파트에서 군인출신인 부친 이태순과
어머니 성혜랑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연형묵 전총리 허담 전외교부장등과 함께 모스크바 유학생
1기로 선발돼 모스크바종합대에서 역학을 전공한 엘리트.

이씨는 든든한 집안배경과 이모 성혜림이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26)의
생모란 후광을 업고 북한최고명문인 만경대 혁명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고1때 학교를 중퇴한뒤 76년 모스크바종합대로
유학을 가 81년까지 노어노문학을 공부했다.

그는 82년9월 불어연수를 위해 스위스로 나왔다 이곳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귀순, 서울로 왔다.

이씨는 당시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미국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는데
한국의 정보기관이 말과 음식이 통하는 한국으로 올것을 권유해 비공개를
조건으로 귀순했다.

이씨는 귀순후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공부했으나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북한테러공포에 시달리다 지난 84년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으며 대학 2학년때인 85년엔 얼굴 성형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대학졸업후 유창한 러시아어 실력을 바탕으로 KBS국제방송국
PD로 입사, 주택조합 총무일을 맡는등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주택조합
사기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다.

이씨는 90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 최근까지 서울 강남의
백화점 두곳과 부산의 한 백화점에서 초콜릿가게를 운영해 왔다.

이씨는 정부의 도움으로 분당에 얻었던 아파트를 지난해 처분하고 선배
김모씨(한양대 교직원) 집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생활해 오다 15일 김씨집으로 귀가하던중 변을 당했다.

이씨는 지난 89년 김종은씨(28)와 결혼, 외동딸 예인(8)을 두고 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