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특혜대출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병국
검사장)는 5일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신한국당 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의원에게 각각 7억원과 5억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 내고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따라 홍의원과 권의원을 곧 소환해 정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와 그 대가로 은행대출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대해 권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3년 2월초,
연말과 94년 추석 세차례에 걸쳐 아무조건없이 1억5천만~1억6천만원 정도
받았다"며 금품수수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권의원은 그러나 "나는 국방위원과 정보위원만 했기 때문에 정부에 대출과
관련해 작용을 하거나 은행에 압력을 가할 수도 없고 가한 일도 없다"며
특혜대출 관련설을 부인했다.

반면 홍의원은 울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외압을
행사했겠느냐"며 금품수수및 대출압력사실을 부인한 뒤 "그러나 검찰이
부르면 당당하게 나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정총회장으로부터 이들 외에 상당수 여야 정치인들에게
수억원대의 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중수부장은 "정총회장이 (홍의원과 권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했는지는 수사기밀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며 공식확인을 거부했다.

< 김호영.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