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가 점차 정치권을 조여들면서 일부
여야의원들의 수뢰설이 흘러나오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초긴장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각종 루머에 오르내리고 있는 여야의원들은 관련된 사실을 극구 부인해
왔던데서 벗어나 후원회 장부를 뒤져보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
이며 일부의원들은 뇌물이 아닌 후원회비로 받았다는 점을 밝히면서 시시각각
으로 검찰수사 동향에 귀를 기울이는 등 초조한 표정들이다.


[[[ 여권 ]]]

신한국당은 한보사태와 관련, 검찰쪽으로부터 여권인사들의 수뢰.압력설이
계속 흘러나오자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창당이래 최대위기로 간주,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이를 지켜보면서 국회 국정조사와 당내 진상조사위를 통해 사태를
철저히 규명, 관련자들은 모두 사법처리토록해 정면돌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삼재 총장은 이날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솔직히 말해 당은 지금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의 사활을 걸고 성역없이
최대의 한점 의혹도 남기지 않고 엄정하게 다룬다는 것이며 그러면 국민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총장은 여권인사 연루설과 관련, "진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확고한 용기"라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김철 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를 마친후 "한보사태 보도와 관련한
분석보고만 있었을뿐 별다른 논의는 없었으며 우려하는 얘기도 없었다"고
전해 당차원에서 별다른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 야권 ]]]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사정당국이 한보사태연루 정치인 수사과정에서 소속
의원들을 "끼워넣기"식으로 사법처리할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치인의 떡값 수수도 대가성이 있었다면 수사한다"는 검찰의 수사
방침이 정해지자 한보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일부 야당의원들은 "혹시 모른다"
며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당은 당내 인사들의 한보사태 관련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
로부터 "지난해 4.11총선과 연말연초 후원회때 한보측으로부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단위의 후원금을 받은 적이 있다"며 대처방안을 문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후원금 접수가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검찰수사가 여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리를
하더라도 사법처리대상에 야당의원도 포함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일 각각 간부회의에서 한보사태에 관한 대책을 논의,
사정당국의 "끼워넣기"식 수사를 예의주시키로 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후 "여권이 한보사태를 수사하는 과정
에서 신한국당의 핵심실세를 빼고 중하위직 소수의원만 사법처리하려는 점과
야당의원도 포함시키려는 징후가 발견된다"며 "당직자들은 이같은 흐름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회의에서 "6조원의 대출이 어떻게 가능한지 누가 개입
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떡값 몇푼 받았는지로 검찰의 수사초점이 옮아가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방향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 김호영.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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