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청와대 비서실장은 29일 한보사태가 일어난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실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는 아주 결연하다"
고 전하고 "김대통령은 현철씨 관련설 등 온갖 루머에 대해서도 모두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아직 어떤 평가도 내릴 수는 없다.

검찰이 전면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 결과에 따라 평가가 나올 것이다.

지금 권력형 비리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야당에서는 대통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김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정치공세로 보고 있다.

대통령이 특별히 구체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없다"


-야당에서는 특검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당에서 대처할 문제다.

특검제는 6공부터 논란이 있어 왔다.

이를 도입하려면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하다.

(도입한다고 해도) 시간이 걸려 시의성에 문제가 있다"


-김대통령이 언론에 거명되는 민주계 실세들에게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는가.

"내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없다.

나한테 확인해 보라고 전화한 적도 없다"


-청와대 비서실은 관련여부를 점검해 본 적이 없는가.

"없다.

확인한다면 루머를 인정하는 것인데 루머를 갖고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시중에 나도는 민심동향을 대통령이 모두 알고 있나.

"보고드릴 것은 모두 보고드린다.

루머도 보고한다.

요즘은 매일 아침 민정수석과 함께 본관에 올라가 자세한 보고를 하고 있다.

여권 4인방이나 현철씨를 부통령으로 부르는 것까지도 모두 보고했다"


-언론보도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

"이번 사건은 매우 중요하고 국민적 사건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국민이 납득할수 있도록 처리할 것이다"


-검찰수사는 빨리 종결될 것으로 보는가.

"아직 모른다.

그러나 검찰은 우선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에 관련된 사람들을 조사하고
그다음 금융절차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여부를 조사할 것이다.

뇌물수수는 정태수 총회장의 입에 달려 있어 쉽게 나오기 힘들 것이다.

수사결과가 나와도 국민의 기대수준에 부응하지 못하면 불신을 받는 등
검찰도 고민일 것이다.

신속하게 수사를 하겠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총력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은 불변이다"


-검찰과 수사대상이 모두 PK이기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될수 있겠느냐는
얘기도 있는데.

"몇천만 국민과 막강한 언론이 감시하는 속에서 조사하고 있는데 그런 것에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체 내사 결과 현철씨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났다는 얘기가 있는데.

"현철씨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관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정인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


-박재윤 통산장관이 돌연 출국했는데 무슨 까닭이 있는가.

"사적인 일인 것 같다.

예정대로 구정전에 돌아올 것으로 듣고 있다"


-과거 의원시절 실장 자신이 한보철강의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는데.

"미니 민주당시절 수서사건의 책임을 맡았는데 그것이 단순한 택지분양
비리가 아니고 한보철강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 같다는 분석을 한 적이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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