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의 4선의원인 현경대 의원이 29일 신한국당 한보사태 진상조사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현의원은 임시국회에서 한보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설치되면 특위위원장
도 겸임하게 된다.

그는 위원장에 임명된뒤 "괴롭고 고달픈 일이지만 당 지도부의 방침이니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곤혹스러워 했다.

현의원은 "잘해야 본전도 찾기 힘든데다 여야 할것없이 동료의원들의 비리를
추적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고 말해 마지못해 위원장직을 수락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지역구인 제주도 방문중 서청원 총무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고 처음에는
고사했으나 밤을 새워가며 고심한뒤 이를 수락해다고 전했다.

"골치아픈 일이지만 누가해도 해야 한다면 당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수락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 혼자만 편할수는 없었다"는게 현의원의 말이다.

신한국당은 당초 27일 진상조사위원장을 임명할 방침이었으나 위원장이
갖추어야할 여러가지 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웠던데다 의원들이 서로 맡기를
고사, 이날에서야 현의원을 추대했다.

신한국당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게될 당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선정에 적지 않은 고심을 한게 사실이다.

우선 야당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면 "비민주계"이어야 하고 가능하면
영.호남출신이 아닌 인물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안성출신으로 내무장관을 지낸 이해구 의원과 제주도출신
3선의 변정일 의원 등에 위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들이 모두
"나는 적격자가 아니다"며 난색을 표명, 결국 현의원이 "총대"를 매게됐다고.

<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