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 후계구도 확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대체적인 틀이 짜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에 흔히 9룡 또는 7룡으로 일컬어지는 대권주자들이 끝까지 후보경선에
나설 경우 집권당의 당력이 쇠잔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걷잡을수 없는 분당
등의 회오리에 말려들수도 있다.

이같은 사태를 감안, 여권핵심부는 사전 교통정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이제 그 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강삼재 사무총장이 지난주말 현행 경선관련 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권이 진행할 대권후보 사전조정 내지 정지작업의 결과는 2~3월께의 당정
개편에서 부분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구상의 핵심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내 7룡간의 사전조정과 역할분담
이다.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은 여태까지 이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전혀 언급
하지도 않았고 가능하다면 7~8월께로 후보결정시기를 늦추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야권이 상당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가 전국을 누비면서 대권행보를 할 것이 뻔한
마당에 집권당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여권내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세를 얻어
가고 있어 그같은 차원에서 후계구도 사전정지작업이 예상보다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여권핵심부는 그러나 후보조정이나 사전정지작업에 의한 제한경선은
"불공정" 경선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완전 자유경선"을 포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현재 검토하고 있는 구상이 주변여건의 변화나 당사자
들의 거센 반발로 성사되기 어려울 때가 아닌 이상 경선에 나설 후보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는 여권핵심부내에 별 이의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핵심부는 현재 후계구도와 관련해 3가지 안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째는 영입파로서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할때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찬종 이회창 상임고문과 이홍구 대표위원중 1인을 후보로 하고 당내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김윤환 최형우 이한동 김덕룡 의원 등 당내파 한명을
당대표 내지 선대위원장으로 하는 방안이다.

다음으로는 현재의 당내 후보결정이 실질적으로 자유경선이 되도록 하기
위해 당내세가 강한 이한동 김윤환 최형우 김덕룡 의원 등에게 출마여부에
대해 재량권을 주고 영입파와의 제휴문제도 스스로 결정토록 하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이수성 총리와 영입파 3인이 역할을 분담해 정권을 재창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여권핵심부에서는 이같은 3개안에 대해서도 이미 특정인이 후보가 되고
당대표는 누가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데는 한두개의 방안으로 압축하는
정도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최종 결심은 정치권의 상황변화와 여론의 추이 등을 보아가며 내리겠다
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1안의 경우 정치권에서는 박찬종-최형우, 이회창-김윤환, 이홍구-이한동
티켓이 유력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최대 관심사는 제2의 방안이다.

당내 지분이 있는 인사들이 어떤 행보를 하느냐하는 것은 당의 장래와는
상당한 함수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한동의원의 경우 후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이의원 캠프에서는 이의원이 풍부한 국정운영경험을 축척한데다 보수안정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어 후보로 나설 경우 본선에서도 승리할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최형우 의원은 현재 후보와 당권 양쪽을 저울질하고 있다.

김윤환 고문은 킹메이커 쪽으로 선회한 것 아니겠느냐는게 대체적인 분석
이다.

때문에 그의 향후 행보는 "김심"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허주(김고문의 아호)는 야권 후보단일화 추세와 TK의 향배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덕룡 전 정무장관의 경우 YS가 "부탁"하지 않는 한 끝까지 경선구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3김시대 이후에는 과거 민주화세력의 구심점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또 이번이 아니더라도 대권도전의 기회는 올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특정인사와의 제휴를 도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3안의 경우 박찬종 고문이 당대표는 되지 않는다고 전제할때 누가 어느
역할을 맡아도 괜찮은 묶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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