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치권은 벽두부터 시계 "제로"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로 예정돼 있는 15대 대통령선거(12월18일)를 겨냥한 여야 대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이기때문이다.

여야 모두 대권도전을 위한 구도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대권주자들이 대거 포진한 여권의 경우 대권주자들간의 합종연횡으로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합종연횡은 여권내는 물론 여야의 경계를 넘어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릴경우 기존판도가 헝클어지는 난기류에
빠져들 공산도 배제할수 없다.

어느때보다 변수도 많고 넘어야할 산도 많은 올해의 주요 쟁점을 점검해
본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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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여권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는 올 7월전후로 거론되고 있는 당내
경선전에 당내 대권주자들을 어떻게 "잡음"없이 줄이느냐로 모아진다.

이른바 "9용"으로 불리는 당내 대권주자들이 모두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구도를 "방치"할 경우 후보선출과정에서 엄청난 혼선과 후유증이 빚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정작 본선을 앞두고 "적전분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대권주자들을 "인위적"으로 정리하려고 밀어붙이다가는 일부
주자들의 탈락등 부작용을 초래,"정권재창출"이란 최대의 목표를 잃을수도
있는 상황을 배제할수 없다는데 여권의 고민이 있다.

따라서 여권은 이른바 "김심"의 가시화를 최대한 늦추면서 대권주자군을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줄여가는 수순을 밟게될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여권핵심부로서는 "통치권누수"를 막기위해 대권논의를 최대한 늦춰야
하지만 동시에 "후보단일화"로 상징되는 야권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권후보를 적절한 시기에 부상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권핵심부의 의중은 우선 연초로 예상되는 당정개편에서 일단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정책을 마무리한다는 차원에서 당과 정의 새로운 틀을 짜 새출발의
의지를 내보이면서 동시에 대권주자군을 부분적으로나마 정리하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과정에서 이홍구대표의 거취표명과 이수성국무총리의
신한국당 진입여부가 큰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경선출마여부에 관한 이대표의 입장표명은 당지도체제개편과 맞물려
있고 대권주자중 일부가 당정개편에서 당대표 국무총리등에 임명돼 사실상
김심을 드러내 대권후보논의를 본격화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표도 시기는 못박지 않았지만 "연초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다.

대권주자들간의 합종연횡도 경선구도에 큰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9용"의 지지도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권주자들간의 합종연횡은 여권핵심부의 대권주자정리흐름과 얽혀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내면서 경선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이끌
가능성이 짙다.

이와관련, 정치권의 관심은 직간접적으로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할 뜻을
비치고 있는 김윤환고문과 최근들어 지지세결속및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최형우의원과 지난 연말개각때 정무1장관직을 물러난 김덕룡의원에 쏠리고
있다.

특히 김고문은 국민적 지지도는 정상권을 달리지만 당내 기반은 취약한
이회창고문및 "중부권단결론"을 펴고 있는 이한동고문등과의 "밀약설"도
한때 나돌았을만큼 미묘한 변수가 되고 있다.

더욱이 김고문은 지난 연말 야권후보단일화에 주력하고 있는 자민련
김종필총재의 최측근인 김용환총장과도 비밀리에 만나 깊숙한 논의를 하는
등 여야를 넘어 "운신의 폭"을 넓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대구.경북세 대표를 자임하고 있는 김고문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올
2~3월께 대선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한바 있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진 변수가 되리란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계 실세인 최형우의원의 행보도 관심이 아닐수 없다.

이른바 "김심"과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에 있는 최의원이 최근들어
"범민주계 결속"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당내에 꾸준한 세를 형성하고
있는 "영남재집권론"과 무관치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무1장관으로서 대권경쟁에 운신의 한계를 느꼈던 김덕룡의원은 김영삼
대통령 최측근중의 하나로 민주계 결속의 또다른 구심점이 되고 있다.

특히 민주계는 "대세론"을 펴고 있는 영입파의 특정후보와는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최.김의원의 거취와 입장여하에 따라서는
정국구도에 상당한 파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거취와 관련, 당정개편 특히 당지도체제개편과정에서
큰 흐름이 드러날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권핵심부가 아직은 대권후보논의를 꺼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때 대권
주자들의 행보는 당분간 "잠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 이미 대권주자들이 사실상 3~4명으로 압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만큼 세불리를 느낀 일부주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으며 이경우 대권후보논의를 앞당기게될
공산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여권의 경선구도는 "김심"이 가시화
되기까지는 그때그때의 정치일정에 따라 수시로 판도가 바뀌는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맞춰 대권주자들의 암중모색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어서 여권은
한동안 "불안한 평온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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