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은 우리 모두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20세기라는 역사의 한장이 뒤로 물러가고 21세기라는 새로운 천년을 맞이할
정권을 선택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선택이 여러분 자녀의 장래부터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지난 50년동안 단 한번도 정권을 교체하지 못한 나머지 이 사회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부분에서 답답하게 꽉 막혀 있습니다.

막힌 사회를 시원하게 뚫기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이 통탄해마지 않는,
무능한데다 나쁘기까지한 정권을 다시 유지시킬 수는 없습니다.

국가를 이끌만한 아무런 능력이나 소신, 그리고 철학도 제시하지 않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아보지도 못한 채 그저 인기타령이나 하고 권력자의
눈치만 보는 일부 인사들의 언행은 지난 4년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아주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정권교체가 없으면 권력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벽녘이든 아무때나 날치기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꿈과 희망을 되찾기 위해, 불안하고 고단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안전하고 평안하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21세기에 우뚝 설 자부심
가질만한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하나된 힘을 모아가겠습니다.

1997년을 국민여러분의 현명한 결단이 나라를 바꾼 해로 역사에 기록되게
합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