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각규 강원지사와 류종수 황학수 의원의 자민련 탈당에 신한국당 최형우
고문이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놓고 국민회의측과 최고문측이 논란을 빚고
있어 그 진위여부와 논란이 일게 된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통해 "최각규 강원지사의 자민련
탈당에 최형우 신한국당 고문의 직접 개입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최고문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아무런 증거도 없이 허위사실에
대해 마치 진실인 것 처럼 단정하고 논평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정대변인도 이날 최고문이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여러가지 정황을 엮어볼때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수긍
하는 분위기다.

우선 최고문과 황의원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아 황의원을 비롯한 세사람의
탈당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일면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황의원은 최고문이 핵심멤버으로 돼있는 민주산악회 강원도지부 사무처장을
역임한 적이 있어 탈당의사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감이 오가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최지사와 황의원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주군과 가신의 관계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관계를 내포하고 있어서 황의원이 먼저 탈당을
결심한후 최지사에게 탈당을 통보한 것이 아니냐는게 정가소식통들의 분석
이기도 하다.

실제로 황.류 두 의원은 탈당직전 최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모종의 협의를
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해 두의원이 먼저 탈당기자회견을 한후 곧바로
최지사가 탈당회견을 한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