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이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야권 후보단일화 움직임에 대한 반박논리를 펴며 입지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의장은 6일 한양대 경영대학원 초청강연에서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한
"야권 공동집권론"에 반대입장을 거듭 밝히고 야권의 대선승리는 김대중
김종필총재 이외에 제3후보를 낼때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의장은 특히 "아직까지 미정으로 남아있는 야권의 제3후보는 제1야당인
국민회의에서 김대중총재를 꺾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자신이 적임자
임을 내세웠다.

자민련에 대해서는 내각제 미련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

김종필 총재가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룩하려면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의장이 강연정치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국민회의 경선에서 자신이
승리하면 야권의 대혁명을 이룰수 있다는 것이다.

김의장은 후보지명 대의원 수를 2만여명으로 늘리기 위한 임시전당대회
소집요구를 내년 초까지 마치고 내년 5월 전당대회에서 대권후보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국민회의 대권후보를 자진 사퇴, 자민련 민주당 통추
등 범야권의 대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다시 전당대회를 치뤄 야권의 통합후보
로 나선다는게 김의장의 "그랜드 디자인"이다.

김의장은 모두 야권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통합을 이뤄야지 내각제를
전제로 한 연합은 대권욕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인 것 같다.

물론 김의장의 강연정치는 측근들의 표현대로 "야당중에 야당"인 자신이
대권논의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측면도 없지 않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