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거의 매일 여야의원들의 후원회가 열리고 있으나 경기 침체와
안경사협회 로비사건 등의 영향으로 모금액이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어 의원들
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달초 후원회를 열었던 신한국당의 정영훈 제3정조위원장은 "좀 크게 도와
줄 사람들은 이미 4.11총선때 도와준 상황인데다 최근 경제난으로 후원회원들
이 후원금을 내기 벅찬 것 같았다"고 말해 모금성과가 기대에 못미쳤음을
시사했다.

역시 이달초 열린 이신범의원(신한국당) 후원의 밤에도 8백여명이 참석했으
나 소액 후원자들이 많아 4.11총선때의 모금액을 합해도 한도액 3억원이
넘지 않았다는 것.

그런 만큼 후원회의 형식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호텔을 주로 이용해 전문 용역업체로부터 일당 10만원씩 주고
"도우미"를 부르고, 연예인들을 대거 동원하는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의원회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고 행사도 검소하게 치르는 추세다.

26일 후원회 행사를 가진 이길재의원(국민회의)은 "테마가 있는 후원회"를
내세워 대학로 공연장에서 병신춤으로 유명한 공옥진씨와 풍물패 공연을
하고 겨울꽃 전시회를 열어 후원회의 형식파괴를 들고 나왔다.

의원회관에서 1인당 1만원꼴의 뷔페식 저녁식사만 대접하고 지구당 여성
당직자나 자원봉사자들을 시켜 회원들을 안내토록 하는 "소박한" 후원회도
많어졌다.

지난 20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연예인 초청없이 간단한 뷔페식 저녁식사로
후원회 행사를 대체한 이상만의원(자민련)도 이와 유사한 케이스.

한 중진의원 비서관은 "후원회를 의원회관에서 열면 후원회원들의 참석률은
떨어지지만 호텔의 절반 정도 비용이면 가능해 경비절감 효과가 큰 편이어서
의원회관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행사시간도 1시간반 정도로 줄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원회관은 연말까지 후원회행사 일정이 이미 빡빡하게 차 버린
상태이며 아직 날짜를 잡지 못한 일부 의원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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