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요즘 울고만 싶은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회 제도개선특위활동 예산안처리 등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야 할 원내
진두지휘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당내 중진들로부터 "협상력이 없다" "총무
로서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총무에 대한 당 중진들의 불만은 지난 25일 간부회의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회의에서 박총무가 "OECD 비준동의는 명분이나 실리면에서 제도개선 법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26일 깨끗이 통과시키겠다"고 원내 보고를 마치자 조세형
이종찬 김근태 부총재 등이 총무의 협상력을 문제삼았다.

한 중진의원은 "야당 본연의 자세를 잃었다"고 꾸짖었으며 다른 중진은
"너무 쉽게 OECD 비준을 합의해 줬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총무는 "지난 19일에 3당 총무간 합의한 사항을 이제와서
문제삼으면 되겠느냐"고 항변했다.

박총무의 협상력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박총무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훈수"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박총무가 원내문제에 관한한 김대중 총재외에 다른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소홀하고 독주하고 있는데 따른 중진들과의 미묘한 갈등이
협상력 비판으로 표출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균환의원이 국회 제도개선특위 간사에서 중도 사퇴한 점이나 김원길의원이
당론과는 달리 OECD 가입 비준 동의안 표결때 기권의사를 밝힌 것은 박총무의
독주와 무관치 않다는게 중진들의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원외이면서도 미주알 고주알 챙기는 당내 중진뿐만 아니라 국회
돌아가는 상황에 익숙지 않은 초선들의 의견을 챙겨야 하는 박총무로서는
괴로운 나날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