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비준동의안 처리로
여야간 일대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여야는 18일 "3+1"(3당 총무+제도개선특위 위원장) 회동에서 원만한 OECD
가입 비준동의안 처리와 제도개선특위 활동을 위한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서로의 입장과 원칙만을 확인한채 끝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여당은 이날 회동에서 야당이 OECD 가입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해주면
야당측이 요구해온 공청회와 후속보완책 마련에 나서고 제도개선특위 활동
에도 좀더 성의를 표시하겠다는 타협안을 야당측에 제시했다.

신한국당 서청원총무는 이와 관련, "서면으로 보장하라면 하겠다"며 야당
측의 호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측은 "선 비준안처리 후 공청회및 대책 마련"이 앞뒤가 안맞는
얘기라며 일축하고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했다.

이같은 회동결과는 사실 미리 예상된 것이었다.

신한국당은 이날 오전 이홍구 대표 주재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고 "국가적
이익과 관련된 OECD 가입 비준동의 처리가 정략적 협상의 대상이 될수 없다"
며 타협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신한국당은 또 본회의 당일인 2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OECD 가입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결의를 다질 예정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이날 오전 각각 간부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OECD
가입 비준동의안과 제도개선특위를 연계시킨다는 기존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국민회의에 비해 다소 융통성있는 태도를 보였던 자민련도 오전
마포 당사에서 국회대책 7인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국민회의와의 공조아래
<>OECD 비준안 처리를 실력행사를 통해서라도 저지하고 <>제도개선특위에서
여당의 양보를 이끌어내며 <>새해 예산안 처리는 OECD 비준안 처리및 제도
개선특위 운영과 연계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양당총무는 공동 발표문을 통해 "여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예결위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본회의장에서 저지하기로 했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열린 "3+1" 회동에도 이어졌다.

야당측은 OECD 비준안 처리와 연계된 제도개선특위에서 독자안을 내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 여당측에 대해 "무성의"를 질타했다.

여야는 이같은 힘겨루기의 이면에서 20일 본회의 직전까지는 바늘구멍같은
해법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여당의 경우 OECD 비준안을 강행처리하기에는 예산안 등 앞으로의 국회운영
에서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크고 야당으로서도 제도개선특위에서 여당측
양보를 얻는게 "OECD 투쟁"의 1차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일단 휴일인 17일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와 자민련 이정무 총무의
골프회동과 이어 열린 3당 총무 만찬모임, 18일 "3+1" 회동 등의 연장선상
에서 19일 제도개선특위 전체회의와 막후 접촉 등을 통해 극적 타협방안을
모색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실제 타협가능성보다는 갈길을 가더라도 여론을 자당에
유리하게 돌려 놓기 위한 명분축적의 필요성 때문에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또 여야의 대치국면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대권예비전 성격을 띠고 있어
총무창구에서 해결될수 없는 "고도의 정치사안"이 돼 버렸다는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