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총재의 24일 국회 대표연설은 과거 경제개발시대의
경험을 토대로 현 경제위기를 진단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연설의 70% 이상을 경제문제에 할애하며 "경제를 정치논리로
함부로 다뤘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초래됐다"고 정부를 신랄히 비판하고
나선 것은 경제에 대한 국민우려를 대변함으로써 보수중산층을 내각제
지지로 선회토록 하기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총재는 먼저 "정부의 시정연설이나 여당 대표연설에서도 경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같지도 않았고 결연한 극복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행정과 재정의 일대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기업환경 개선 <>금융실명제 부동산
실명제의 시정 <>경제체질 강화 <>물가안정 및 실업대책 강구 <>근로자에
대한 세율인하 <>대국민이해와 협력 등 6가지 사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총재는 특히 기업들의 투자의욕상실, 해외낭비풍조, 차명거래 성행
등은 잘못된 "금융실명제"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하면서 <>실명화된 자금에
대해 과거를 문제삼지 말고 <>토지거래 허가제와 부동산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 같은 규제를 없애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대해서도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시기상조"라며 "준비가 갖춰지고 부담을
소화해낼 수 있을 때까지 이를 유보하자"고 밝혀 비준동의안에 반대할
뜻을 거듭 밝혔다.

안보문제와 관련 김총재는 보수세력들을 배척하고 운동권 세력들을
무분별하게 사회에 참여시킨 점을 가장 큰 오류로 지적, 자신의 보수적
색채를 분명히했다.

그는 "이같은 오류와 오도가 좌경세력들이 날뛰고 북한 잠수함이
들락거리는 가공스런 일을 자초했다"며 대북정책의 변화를 촉구하고
환상적 통일론을 비판했다.

그는 또 안기부법 개정을 반대하면서도 야당 지도자에게 안기부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 안보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총재는 대표연설의 마지막 부분을 그의 "지론"인 내각제 실현을
촉구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내각제만이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통일에 대비한 바람직한
정부 형태"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내각제 개헌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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