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의 정몽준의원(세계축구연맹 부회장)이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
유치이후 잇단 강연을 통해 "축구를 촉매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꾀하자"며 축구전도에 분주하다.

정의원은 그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 일본외신기자클럽 국가경영전략연구원
등에서 초청강연을 한데 이어 23일에는 대전에서 열린 한일 10대 지방신문
포럼에서 "2002년 월드컵 : 평화와 협력의 전기" 주제로 "축구 촉매론"에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원은 이날 "내가 제안한 동북아시아컵 축구대회에 중구 일본 등이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며 "이 대회는 동북아의 정치적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축구가 유럽대륙에서 정치 문화적 통합에 기여하는 것처럼 동북
아시아컵 축구대회가 같은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게 정의원의 생각이다.

정의원은 "월드컵 유치가 통일의 촉매제가 될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국제축구연맹과 일본이 동의한다면 북한이 월드컵의 꿈을 함께 나눠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월드컵의 남북분산 개최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정의원은 남북분산개최가 "정식 제안은 아니지만 진지한 소망"이라며
북한의 성의있는 태도와 국제축구연맹의 결정변화를 우회적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정의원은 일본측 관계자들도 참석한 이날 강연에서 일본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정의원은 "일본은 주변국가들로부터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두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원은 "미래를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월드컵도 한국과 일본이 21세기를 향해 함께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시 "축구 촉매론"으로 끝을 맺었다.

정의원은 월드컵 유치 때문에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 활동을 크게 하지도
못하고도 3선 고지에 올랐다.

정의원이 그토록 "소망"하는 남북한 분산개최가 축구촉매론 전도를 통해
성사될지 주목된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