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 국회의장의 최근 행보가 정치권의 적잖은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수성 국무총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골프회동에 자리를 함께하고
이달초 여야 영수회담에 동석한 것은 물론, 대통령 중임제 발언을 하는 등
일련의 "의미심장한" 행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의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분위기 띄우기를 염두에 둔 "양념용"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그러나 김의장의 역할을 "그렇게 과소평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김의장은 김영삼 대통령과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그의 일련의
행보에 무게가 실리게 마련이다.

이번 골프회동의 목적이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입비준 동의안 처리 등 국회 각 정파간의 역학구도와 관련이
있다면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김의장의 역할이 없을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의장이 지난 9월 청와대 영수회담에 이례적으로 동석하게 된 것이 이원종
청와대 정무수석의 JP 방문에서 합의됐다는 대목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의장의 측근들은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그런 자리에 참석하게 됐고
대통령 중임제 발언도 의장 평소의 지론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중요역할설"
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