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날카로운 질의공세를 펼치는 등 돋보인 활약을 보인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재정경제위 등 경제분야 상임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여야의원들을 되새겨
본다.

=======================================================================

[ 재정경제위 ]

상당수준의 경제일반에 대한 지식을 요하는 재경위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감사기간 중에도 밤늦게 의원회관에 들러 다음날의 질의를 검토
하는등 열의를 보였다.

정부의 경제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나름대로의 정책대안들을
제시해 "역시 핵심경제상임위원답다"는 평을 들었다.

김원길의원(국민회의)은 비상장주식을 이용한 재산 변칙증여 내지 상속에
대한 과세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등 14대에 이어 맹활약을 보였다.

김의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미비점을 보완하는 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성실하고 진지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제정구의원(민주당)은 조달청감사에서
입찰차액보증금을 건설업체에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이 위법임을 지적, 적법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국회국제경쟁력강화특위위원장인 장재식의원(국민회의)은 올 감사에서는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환율이 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의원은 자료준비를 위해 외국의 잘아는 대학교수들과 심야국제통화를
하는등 "고생"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야당의원으로 활약했다는 평을 들은 박명환의원(신한국당)은 소주의
감미료로 쓰이는 스테비오사이드의 유해성 여부를 추궁, 재경위가 향후
소위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키로 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상만의원(자민련)은 외국산담배의 덤핑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이상수
정세균 정한용 김민석(국민회의)의원등 소위 "4인방"은 증권회사들의 정치
자금제공및 각종금융사고의 배후등을 끈질기게 추궁, 국감장의 강경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 박정호기자 >

[ 통상산업위 ]

여야동수로 구성돼 야당위원장(국민회의 손세일의원)이 지휘한 국감에서
맹형규(신한국당) 박광태(국민회의) 김칠환(자민련)의원이 "3총사"로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SBS앵커출신인 맹의원은 초선이면서도 "재탕"내지 중복질의가 적지 않았던
국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야당의원 이상으로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펴 수감
기관은 물론 동료의원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세대원전개발등 원전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과시했으며
단문식 질의를 펴 다소 지루했던 국감에 활력소가 됐다는 평.

"터줏대감"격인 박의원은 문제점 지적에 그치지않고 매번 정책대안을 제시,
"정책국감"의 모범을 보였다.

통산위에서만 5년째 활약한 전문성과 식견을 발휘, 수감기관에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질문과 답변이 빗나갈때면 "교통정리"에 나서는등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화당 원내총무를 지낸 김용태전의원의 보좌관출신인 김의원은 백화점식
나열위주의 질의에서 벗어나 각론에 충실한 성실성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다단계판매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파헤쳐 주목을 받았으며 실전적인 대안
까지 제시, 초선으로 성공적인 데뷔였다는 중평.

< 문희수기자 >

[ 통신과학위 ]

통신과학위원 유용태 박성범(신한국당)의원 김영환 정호선(국민회의)의원
등이 눈에 띄게 활약.

특히 김영환의원이 통과위 전체의원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의원은 학생운동가 전기노동기술자 치과의사 정보통신업체사장등 다양한
삶의 이력을 바탕으로 국감내내 심도있는 질의를 쏟아부었다.

김의원은 <>LG텔레콤의 PCS사업자 자격미달논란 <>95년 시내전화사업 흑자
<>국제기준보다 5배 높은 국내 방사선피폭허용량 <>감청시설 현장감사
<>지역별 정보화수준 평가 <>PC통신의 과다한 낙전수입등 을 집중 추궁했다.

김의원은 또 <>국가전산망사업 보안 무방비 <>서울지역 강수 2회중 1회
강산성비 <>원전지역 지진발생빈도 조사 <>영광원전 온배수로 인한 생태계
영향등 연일 굵직한 "논란거리"를 발굴, 신인답지 않은 "괴력"을 발휘했다.

유용태의원은 국감초반부터 "생활과학"에 초점을 두고 민생과 직결된
통신과학정책및 제도상의 미비점등을 주로 지적했다.

유의원은 여객선에 무선공중전화 설치, 공중전화 착신서비스실시, 공중
전화의 합리적 배치등을 주장했다.

박성범의원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맞는 방송통신정책 일원화에 대해
집요하게 질의했다.

박의원은 특히 지난 17일 정통부종합감사에서 강봉균장관을 상대로 "이번
회기내에 국회에서 통합방송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장관으로서 별도의
방송법을 만들어 위성방송 사업자를 선정할 용의가 없느냐"고 끈질기게
추궁, 강장관으로부터 "그럴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정호선의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총동원, 전문적인 기술분야까지
조목조목 거론했다.

정의원은 <>114안내 전화 개선책 <>한통 교환기구매 업체담합의혹 <>영광
원전 세관누출사건 축소.은폐의혹등을 지적.

< 이건호기자 >

[ 환경노동위 ]

여야 중진급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환경노동위에서는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의원(신한국당) 방용석의원(국민회의) 그리고 환경노동분야
에서는 전문가에 못지않은 식견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회의 이해찬
의원(국민회의)등이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노동운동가출신의 김의원은 급진적이라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정부정책의
맹점을 질타하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제시로 호평을 받았다.

김의원은 특히 수감기관에 대해 밀어붙이기식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격려와
설득을 적절히 배분, 수감기관으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방의원은 일부에서는 "과잉의욕"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자신이 지적한
사항에대해 끈질기게 추궁, 답변을 받아내는 집요함을 보여 수감기관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기도 했다.

방의원은 또 전문분야가 아닌 환경분야에서도 김포공항의 폐수무단방류,
수돗물소독제로 이산화염소이온을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등을 들춰내는 개가
를 올렸다.

이의원은 당정책위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일간의
국감에서 개근하는 성실성을 보였다.

이의원은 특히 수감기관의 문제점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지양
하고 특정사안에 대해 일문일답식의 심도있는 질의를 해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조성준 방용석(국민회의)의원은 국감기간중 수술을 받은 상황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감사에 참여하는 감투정신을 발휘했다.

< 김태완기자 >

[ 건설교통위 ]

"빅4"가 전체적으로 국감분위기를 잡아 갔다.

다년간 건설교통위 활동경험이 있는 김운환 김진재(신한국당)의원 이윤수
한화갑(국민회의)의원등 4명의 터줏대감들은 수감기관의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터라 맥을 짚어가는 질의를 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의원은 국감기간내내 대형국책사업을 포함한 각종 건설현장의
부실시공사례를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촉구, 여야의원 모두로부터 "현장냄새
가 물씬 풍길만큼 성실한 국감자세가 돋보였다"는 칭찬을 들었다.

총무처장관 출신의 초선인 김용갑의원(신한국당)은 컴퓨터를 활용, 질의
요지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각종 도표를 섞은 질의자료를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의원은 국감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초선으로 국정감사의 메커니즘을
잘 알지 못해 자료조사와 준비가 미흡했음을 시인한다"며 "그러나 이제
조금은 안목이 생겨 다음부터는 괄목할만한 활동을 보여 주겠다"는 소회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건교위의 진짜 스타는 백남치위원장이란 얘기도 있었다.

건교위가 여야의원 30명에 달하는 매머드 상임위인데다 소속의원들의 개성
도 강한 편이었지만 백위원장은 무리없이 회의를 진행했다는게 중론이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