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서 감사와 관련없는 제3의 인물이 국회의원에게 고함을
지르며 회의진행을 방해한 의회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4일 국회건설교통위(위원장 백남치)의 서울시 감사도중 서울시의회소속
장수완의원이 조순시장의 감사태도를 문제삼아 사과를 요구하던 이원범
의원에게 "똑바로 해" "그러지마"라고 소리를 지르며 회의진행을 방해했다.

이에따라 백위원장은 곧바로 정회를 선포하고 감사위원들과 임시간담회를
가진후 "5일 건교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거쳐 장의원을 형법 138조 규정에
따라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태는 서울시의회가 지난2일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를 거부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후 일어난 것이어서
의도적인 회의진행 방해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회를 비롯한 지자체가 "국정감사가 국가위임 사무에 한해
행해질 것"을 국회에 수차례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국회차원의 대응방안이
주목된다.

감사진행을 방해한 장의원은 민주당소속으로 15대 개원국회때 국회의사당
방청석에서 민주당을 옹호하는 고함을 지르다 퇴장당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조시장은 이날 증인선서를 최수병 정무부시장을 통해 위원장에게
제출한 것을 꼬투리 잡아 사과를 요구하는 의원들에 맞서 한때 "사과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며 자존심 대결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 김호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