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총재의 17일 대전방문을 놓고 당내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김총재의 대전방문을 주관하고 있는 충남도지부(지부장 김범명의원)가
이날 행사를 형식적으로는 시.도의원 간담회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대권
출정식"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당 일각에서 너무 성급한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충남도지부는 이미 "충청도가 똘똘 뭉쳐 JP를 대통령으로"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간담회장소인 유성관광호텔 부근에 내거는 한편 80여명의 대전시.
충남도의원은 물론 열성당원들까지 초청, "JP대통령후보 추대식"을 성황리에
치를 준비를 하고있다.

특히 당초 대전.충남출신의원들만이 김총재를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행사가
연기되면서 자민련 소속 49명 모두에게 초청장을 발송하는등 행사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충남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당초 대전.충남지역 여론을 김총재
에게 전달하는 정도의 행사로 계획했으나 이제는 너무 규모가 커져 버렸다"
며 "이같은 분위기에서 김총재의 대권출마에 대한 요구가 자연스럽게 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당내에서 일고있는 "대권후보 조기가시화"에 대한 강력한 요청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국민회의와의 공조와 내각제 당론을 고려,
김총재에 대한 대권행보는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총재는 대권행보에 관한한 전국적인 표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정치적 텃밭인 대전에서 치르는 "시.도의원
간담회"가 "대권출정식"과 같은 모양을 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만간 김총재의 위천공단과 관련한 대구방문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사가 대구방문 의미를 퇴색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총재가 17일 당내의 이같은 상반된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수렴할지 주목
된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