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연일 경제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변인실에서는 경제시리즈 논평을 내논 지난달 21일 이후 이규양
김창영 부대변인이 연일 경제난과 97년 예산을 주제로 번갈아가며 비판적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논평 내용도 "우리 경제가 제2의 남미경제가 될 우려가 있다"는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총평에서부터 특정 예산안항목에 대한 구체적 지적까지
다양하다.

논평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당정책위도 최근 뜸하던 정책브리핑을 재개했다.

정책위는 지난 29일 고물류비용 절감대책안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날인
30일에는 전세값 폭등에 대한 대책안을 내놓았다.

김종필총재도 경제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김총재는 지난달 30일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의 예방을 받고
"무분별하게 해외에 나가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며 "우리가 나가서
흥청망청 쓸 입장이 아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자민련이 이처럼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내년 대선전략과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개발시대의 고성장을 주도했던 자신들만이 현경제난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 유일한 대안세력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차별성을 과시하려는 의도이다.

김총재가 근대화추진의 핵심세력이었고 제2의 경제도약을 위해서는
김총재의 경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진행할 선심성 사업을 최대한 봉쇄,
내년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를 미리 없애버리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

"팽창예산=대선을 위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일관된 논리를 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결국 자민련은 경기침체에 따른 정치적 반사이득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려하고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총재는 2일에도 월례조회에서 "여당에서는 내년에 대선이
있다고 팽창예산을 짜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경제가 팽창예산을 잘 만큼
건실하지 못하다"며 "돈안드는 대선을 한다면서 집권을 위해 그러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총재는 이어 "우리당은 이번 국회에서 여당이 대선을 위해 팽창예산을
짜서는 안된다는 것과 긴축해서 합리적인 예산을 짤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