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경제부총리를 축으로 하는 새 경제팀의 가장 큰 과제는 우선
흔들리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위기설"이 팽배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성장 국제수지 물가등 경제의 세마리토끼중 한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경제계에 깊숙히 팽배해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장바구니물가 등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드러난
지표이상으로 나쁘게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우선 이같은 위기감을 해소시키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급선무라고 할수 있다.

특히 인사권자인 김영삼대통령 입장에서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
등 본격적인 경제개방과 내년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 경제의 기초를 다지는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경제팀을 바꿨다는 점은
새 경제팀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임 나웅배 부총리는 그동안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최근
우리 경제가 부진을 보이고 있는 근본원인을 "고비용 저저효율구조"로
파악, 단기적이고 대증적인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강조했었다.

실제 재계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환율조정이나 금리인하 등
단기적인 처방은 가능한한 삼가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경제팀의 개편으로 이같은 정책기조에는 어느정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근 경제부진의 원인이 고비용 저효율구조라는 구조적인 요인에
있다는 점은 정부는 물론 재계도 인식을 같이하는 만큼 새 경제팀도
전체적인 총론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지만 각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가장 변화가 있을 부문은 수출촉진대책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 가장 큰 요인이 경상수지적자폭 확대에
있고 이는 결국 수출부진 때문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수출부진이 경상수지적자확대는 물론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성장
또한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김대통령도 최근 재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이 수출을
확대하는데 총력지원 하겠다"고 밝힌 만큼 새 경제팀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정책은 바로 수출확대대책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임 한부총리는 지난 88년 상공부장관(현 통상산업부장관)을 역임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만큼 구체적인 수출활성화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요인이 대내적인 요인보다도
엔저 등 세계경제의 흐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국내적인 대책마련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단기적으로 수출을 늘릴수 있도록 하는 인위적인 환율조정이나 통화
공급, 금리인하정책 등은 당장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물가불안 등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어 현명한 정책수단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은 만큼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지가 과제라고 할수 있다.

새 경제팀이 해결해야 할 또다른 과제는 다소 불편해진 재계와의 관계복원
이다.

전임 경제팀은 그동안 계열기업간 채무보증 축소방안, 상장주식의 증여세
할증과세적용검토 등으로 재계와 다소 불편한 관계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불편한 관계가 재계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직.간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새 경제팀이 그 동안에 있었던 재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