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이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개최된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의의를
지니고 있다.

21세기의 첫 월드컵인데다 1930년 제1회 대회이래 아시아대륙에서는 최초로
월드컵이 열린다는 상징성도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더욱 한국과 일본이 상대국에 치명적 상처를 주지않고 선린관계를 지속할수
있게 된 것도 큰 의의라 하겠다.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면 우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 틀림
없다.

한국은 이미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국제적으로 그 능력을 인정을 받
은바 있다.

그렇지만 월드컵 축구대회는 단일종목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관심도는
올림픽을 능가한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는 올림픽보다도 월드컵이 더 유효한 수단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에는 현재 193개 회원국이 가입해있
고 월드컵대회는 올림픽보다 두 배나 긴 한달 일정으로 치러진다.

94미국월드컵대회 기간에는 전세계에서 연인원 320억명이 텔레비전을 시청,
92바르셀로나올림픽의 260억명을 훨씬 앞질렀다.

관중수나 텔레비전 시청인구면에서 올림픽을 앞지른 것이다.

또 월드컵은 4년에 걸쳐 예선.본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세계의 이목이 장기
간 집중되며 그 홍보효과 역시 당연히 올림픽보다 훨씬 클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이벤트인 월드컵은 또 스포츠.문화적 측면에서 한국와
세계 각국과의 교류를 확대시킬수 있는 계기가 된다.

88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은 이미 우리 문화를 세계에 소개한바 있지만 월드컵
은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데 절호의 기회가 될수 있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월드컵개최는 스포츠 진흥과 국민 체육복지 증진에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의의를 찾아볼수 있다.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개최하기 위해서는 한국에만 적어도 5개의 경기장이
필요하고 숙박시설 사회간접자본등의 증설도 급선무이다.

관광산업의 획기적 진흥도 기대된다.

지난 88올림픽이전 10년동안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연간 100만명선에
그쳤으나 올림픽후 급증, 현재는 300만명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드컵개최로 인한 관광진흥 효과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이 월드컵을 단독개최했을때 생산유발효과 5조
7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3,000억원등 모두 7조3,700억원의 경제적 파
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일본과 공동개최를 하게 됐으므로 4조원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수 있
게 된것이다.

또 한국의 국제적 인지도 상승에 따라 지속적인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할수
있다.

중화학제품의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국가이미지가 곧 수출선확보
기회로 연결될수 있기 때문이다.

또 5~6개 도시에서 분산개최되는 월드컵은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도시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숙박시설,도로 공항등 교통시설, 그리고 환
경보전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개최도시를 상호 연결하는 통신 도로등 사회간접자본도 체계적으로 건설돼
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연스럽게 자체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수 있게 될 것이며 정부가 추진중인 세계화 마인드 고양에도 기여할 것
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월드컵 공동개최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수도
있다.

월드컵은 한국의 분단실상을 세계에 다시한번 알리는 계기가 될것이고, 그
것은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우호적인 양국관계를 지속시킬수 있다는 점에 있다.

양국이 비록 "자국 단독개최"라는 100%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상대에
게 치명타를 안기지 않음으로써 공존의 길을 갈수있게 됐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은 선진국도약을 앞둔 한국에 국운상승의 기회를 주고, 일본
과 더불어 아시아축구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릴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 분명
하다.

<김경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