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25일 오전 열린 "국가기강확립 실무협의회"는 종래와는 달리
색다른 과제를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 주목을 끌었다.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사정측면에서의 지원대책"이 그것이다.

경제장관회의도 아니고 사정기관장들의 회의에서 중소기업지원대책을 논의
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 이례적이다.

문종수청와대민정수석은 이와관련, "사정차원에서 중소기업지원을 논의하게
된것은 김영삼대통령의 지시"라고 말해 최고통치권자의 지시사항임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지원의지를
밝혀왔다.

올들어 중소기업청을 신설하고 중소기업청장을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토록
한것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수차례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논의하고 발표했으나 아직도
중소기업인들이 피부로 그 효과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그동안
계속 민정수석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이번에 중소기업지원문제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 문제를 단순히 정책차원이 아니라 정부부처의 업무를 감독하는 사정차원
에서 다루겠다는 최고통치권자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정관계자들은 사정당국이 직접 나서게 된 배경을 일차적으로
일선창구의 소극적인 업무처리로 돌리고 있다.

중소기업인과 직접 접촉하는 일선 창구직원들이 중소기업지원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각종 감사나 수사시 돌아올 책임문제를 의식, 경직된
법규해석이나 업무처리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일선창구직원들이 소신껏 중소기업을 지원할수 있도록 감독
차원에서의 관련규정들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신용대출이 부실화된 경우 창구담당자의 책임요건을 완화토록 한
것이라든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전담은행에 기금을 유치하더라도 감사원의
감사시 이를 지적하지 않도록 한 것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정관계자들은 또 공정거래위 국세청 은행감독원등 경제관련 사정기관의
업무관행 개선여부가 중소기업육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고 있다.

대기업문제를 주로 다루는 공정거래위에서 위장계열사여부를 조사하고
국세청에서 세무조사강화기준의 외형을 상향조정토록 한 점등이 이에 해당
된다.

사실 이번에 발표된 중소기업지원대책중 상당수가 이들 경제사정기관의
업무소관이라는 점에서 이는 곧 경제분야의 규제완화와도 관련이 있다.

문수석은 이와관련, "사정차원에서 나서지 않으면 관계부처의 할거주의로
실질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사정기관에서 직접 중소기업
업무를 챙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2.4분기 사정업무추진방향을 "선거사정" 위주에서
"민생사정"체제로 조속히 전환시키기로 해 중소기업지원문제를 민생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사정당국의 의지를 읽을수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