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은 15대국회의원 총선거일인 11일 16일간의 공식선거운동을
결산하면서 전국 투표상황과 목표의석수 확보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각당의 중앙당사는 이른 아침부터 사무처 직원들이 출근해 투표를 독려하고
개표를 준비하는등 다소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선거운동을 마감하고
개표만 남겨놓은 탓인지 비교적 여유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후들어 개표시간이 다가오면서 지도부와 사무처 직원들은
나름대로 선거결과를 점쳐보면서 초조한 모습을 보여 다소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다.

각 당은 이날도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투개표 사고에 신경쓰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지도부가 지구당을 순회하는
등 마지막 안간힘을 다했다.

<>.신한국당은 오전에 박찬종수도권선대위원장만이 나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으나 오후가 되면서 마산 지역구에 머물던 강삼재사무총장과
이회창선대위의장이 상황실에 나와 개표상황등을 보고받으면서 분위기가
고조.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선거를 독려해온 김윤환대표위원은 경북도지부에
머물면서 개표를 보고받았으며 이홍구선대위고문은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뒤
2002년 월드컵유치와 관련,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등 축구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한뒤 당사에 출근.

신한국당은 일단 이날 오전 강용식상황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전국의
투표상황을 분석하고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등을 분석.

신한국당은 특히 충청권의 투표율이 전국평균투표율을 상회하는등 상대적
으로 높게 나타나자 우려를 표명하는 모습.

이에따라 신한국당은 각지구당에 기존 조직을 동원 투표율제고에 힘쓰라는
긴급지시를 하달하는등 신속한 대응.

신한국당은 상황실에 전국 2백53개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의 경력과 사진이
부착된 상황판과 당선자에게 줄 무궁화꽃 2백여송이를 준비해 놓고 대형
TV를 설치하는등 만반의 준비.

<>.국민회의는 투표를 마친 당직자및 사무처 직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중앙당 상황실에 출근, 투표상황을 점검하는등 24시간 철야근무체제에 돌입.

특히 이날 서울 서초을에서 밑바닥이 없는 투표함이 발견됐다는 연락이
중앙당에 접수되자 40여명의 상황실 근무자들이 전국 지구당에 투표함을
점검토록 긴급 지시.

상황실 기획팀은 예상의석수를 94석으로 잡고 시간대별 투표추이를 주시
하며 목표의석 달성여부를 점쳐보는 한편 수도권과 호남지역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

정대철선대위공동의장은 투표를 마치고 상황실에 들러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투표율과 돌발사고여부를 확인한뒤 기획팀들과 전체적인 막판판세를 분석.

황주홍상황실장은 "전국에서 제일먼저 무궁화 꽃송이를 달아줄 후보가
누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오늘 준비해 놓은 꽃송이가
모두 동이 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시.

한편 김대중총재는 정희경선대위공동의장 박상규 신낙균부총재등과 함께
개표시간에 맞춰 중앙당에 나와 상황실에 마련된 4대의 TV를 통해 개표상황
을 시청.

<>.민주당은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중앙당사에
나와 투표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특히 유난히 화창한 날씨로 인해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저조,
악영향을 받을까 우려하는 분위기.

이중재선대위공동위원장은 "언론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화창한 날씨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할까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표명.

제정구선대위본부장 이철원내총무 서경석정책위의장등 지역구에서 뛰고
있는 후보들도 속속 투표를 마친뒤 당사에 들러 예상투표율과 의석수를
꼽아보는등 초조한 모습.

당직자들은 특히 3김의 텃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기택상임고문
김원기 장을병공동대표등 지도부의 생환여부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 지역
투표율 추이를 분석해 보기도.

상황실에는 지역구및 전국구후보자 사진과 이름이 적힌 7m 길이의 선거
현황판이 마련됐으며, 당선이 확정될 때 달아줄 장미꽃 70송이가 가지런히
놓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자민련 중앙당사는 당선확정자에게 붙여줄 녹색조화 1백송이를 하나하나
손질하면서 예상의석수를 놓고 설왕설래하는 등 다소 긴장된 분위기.

특히 지하1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는 사무처요원이 2백18명의 후보자들의
사진이 부착된 상황판과 TV및 통신시설을 정리하는 한편 전국의 지구당사에
전화를 걸어 마지막까지 선전을 독려.

아침 일찍 상황실에 들른 한영수선대위본부장은 "자민련이 적어도 지역구
에서 60석 정도는 얻을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도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

정원조상황실장은 투표율과 관련 "투표율이 낮을 경우 응집력이 좋은
국민회의가 이득을 보고 민주당이 손해를 입지 않겠느냐"며 자민련은
투표율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강조.

김종필총재는 부여에서 투표를 마친 직후 상경해 당사 집무실에서
한본부장등 주요 당직자들과 TV를 통해 전국의 투표상황을 시청.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