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민주당 자민련 등 야권이 이른바 "전국구" 파문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배제된 일부 인사들이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거나 공천과정에서의 헌금수수 의혹등을 폭로하려는 기미가 보여
각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깨끗한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공천파문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부영 최고위원 이철 총무 서경석 정책위의장 등 당내 개혁인사들은
26일 저녁 지도부에게 임춘원의원의 공천철회를 강력히 요구,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일부 참석자들은 임의원이 교체되지 않을 경우 탈당후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3번에 배치됐다가 자진사퇴한 장수완 당기위부위원장은 이날
"임의원외에 7번을 배정받은 이형배 전의원에 대해서도 공천헌금에 관한
유력한 근거를 갖고 있다"며 "당기위부위원장으로서 지도부 등을 대상으로
공식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언, 파문의 확산을 예고했다.

이들 외에 당초 원로 배려차원에서 상위순번 배치가 예상됐던 박일 전대표
와 홍영기 국회부의장도 공천배제에 반발, 탈당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민련은 당내 신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천헌금수수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필선 부총재는 "어떻게 돈있는 사람이나 슬롯머신
비리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전국구에 천거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김종필
총재에게 공개질의서를 낼 것이며 명분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정치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해 지도부가 난처하게 됐다.

신민계의 좌장격인 김복동 수석부총재도 이날 오전 김총재를 만나 불만을
표시했으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김동길 공동선대위장도 "오늘과
내일 지원유세일정을 취소하라"고 말해 당분간 유세일정을 보이콧할 의사를
표명, 당내 갈등이 증폭될 조짐이다.

신민계는 한영수 선대본부장이 신민당 시절 이부총재와의 갈등관계때문에
이부총재를 1번에 배정하려는 김종필 총재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윤재기 선대위상황실장은 "김총재측근의 4중 플레이에 놀아났다"고
비난하면서 공천과정에서의 금품수수설을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김상현 선대위상임고문이 자파인사가 배려받지 못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하위순번에 배정된 일부 당료가 후보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김고문은 전국구 발표직후 "사전에 한두마디쯤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김대중 총재에 대한 섭섭함을 표시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는 신순범 김옥천 의원 등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광진 전동대문을위원장 (30번) 조동회 연수원부원장 (31번)
조만진 조직1국장 (32번) 김상민 홍보위부위원장 (38번) 등 당료들도
하위순번에 배치된데 불만을 품고 후보등록을 거부하고 있어 등록과정에서
하위순번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15번인 송현섭 전의원에 대한 공천헌금 수수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특별취재반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