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을은 서민층 밀집지역으로 전통적으로 야당성향이 강한 곳으로
분류되어왔다.

그러나 지난 14대총선에서 민자당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는 등
지역성향이 예측키 힘든 곳이다.

더구나 출마예상자중 3인이 14대의원들이어서 치열한 접전지역이 될
전망이다.

현재 판세도 신한국당 박주천 의원이 초반에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앞서나가고 있으나 신한국당 강신옥 전의원이 탈당과 함께 무소속출마를
선언하면서 혼전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난 3년간 표밭을 갈아온 14대전국구인 김충현 전의원을
공천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장신규 젊은연대대표가, 자민련에서는 장덕환
전인천대교수가 각각 뛰어들었다.

신한국당 박의원은 "뛰어난 의정활동과 성실한 지역구관리가 최대 강점"
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상대방들은 그러나 "지역구 뒤치닥거리만 하는게 국회의원이냐"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박의원의 전력을 거론하며 표밭을 일구기에 열심이다.

박주천 의원은 이지역이 주거밀집지역으로 재건축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 건축고도제한 완화, 난지도개발계획 수립 등 지역현안사업을
해결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있다.

박의원측은 "박의원이 지난 4년간 지역민원해결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의정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당선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
하고있다.

강신옥 전의원의 출마에 대해서는 "어차피 야당성향의 인물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느다"며 여유를 보이고있다.

국민회의 김충현 전의원은 이곳에서 10대째 살아온 토박이.

마포의 개발은 마포사람에게 맡겨야한다는 "작은 지역론"을 주창하고있다.

지역구 사업도 꾸준히 해와 강변북로와 동교로를 잇는 접속도로 건설,
농수산물유통공사 건립, 상암동지역 개발제한해제 등을 자신이 추진했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의 23%를 차지하는 호남표와 야당바람에 기대를 걸고있다.

민주당 장신규 위원장은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을 거쳐 젊은연대공동대표를
맡고있는 재야출신의 젊은 정치인.

"정치개혁의 젊은 기수"를 자처하면서 젊은층과 야당표를 공략하고있다.

장위원장은 박의원을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과 사회정화추진위원 등을
지낸 "역사바로세우기"에 역행하는 사람으로 김전의원을 공천헌금으로
물의를 빚은 구정치인으로 강전의원을 정치철새로 몰아붙여 자신의 깨끗한
이미지와 대비시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경북 선산출신의 자민련 장덕환 위원장은 이지역에서 13대때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14대때는 통일국민당후보로 출마한바 있어 인지도가 높다.

15%안팎의 고정지지표를 갖고있는데다 각각 17%와 12%에 이르는 충청,
경북표를 흡수한다면 당선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있다.

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강신옥 전의원은 선거운동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13대때 이곳에서 당선된데다 인권변호사로 널리
알려져있어 인지도에서는 가장 앞선다고 자신하고있다.

선거운동도 자신의 이미지에 맡게 돈안쓰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펴나가면서
인물론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다짐하고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