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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임춘웅)은 총선을 앞두고 5일부터
4일간 여야4당 대표들을 초청, 토론회를 개최한다.

첫날인 5일에는 신한국당 김윤환대표가 참석, 15대총선을 비롯한 정국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6일에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7일에는 민주당 김원기대표 그리고
8일에는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각각 초청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윤환대표의 연설내용을 정리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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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을 한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 많은 국민의 관심은 집권당이 과연
몇석이나 차지하느냐에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이 우리 정치의 큰 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여러 지방을 돌면서 저는 우리 정치현실에 대한 국민의 큰 고뇌를
다시 발견했습니다.

대다수 국민은 분명히 우리정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년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정치구도, 즉 3김정치와 지역패권주의에 국민은
큰 회의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 그 30년 사이에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변하고 발전했습니다.

특히 90년대부터는 동서 냉전대결구도가 무너졌습니다.

국내에서는 군부정치시대가 끝났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성장.발전을 넘어 국민의 "삶의질" 향상이라고 하는 새차원의
과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작년부터는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렸습니다.

말하자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 국민이 마당히 사유해야 할 정치가
아직 이룩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다수 국민의 괴뇌가 있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동시에 저는 또하나의 과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아직까지도 우리 정치에는 이성보다는 감성, 감정이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역할거주의가 기승을 부리고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통일된 세계일류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우리는 세워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결정적인 과제를
먼저 극복해야 합니다.

첫째는 정치안정입니다.

민생안정도 경제발전도 개혁의 제도적 완성도 정치안정 없이는 이룰수
없습니다.

정치안정의 첫째 요건은 집권당이 안정의석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60년대 이후 우리가 여소야대 정치를 경험한 것은 13대 국회였습니다.

그 당시 과연 우리정치가 바람직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집권당이 과반수의석을 갖는 것만으로 정치안정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권당이 과반수의석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때 비로소 국민이
안심할수 있는 정치가 될수 있습니다.

21세기 세계일류국가건설을 위한 두번째 과제는 역시 경제발전입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경제를 성장시켜 1인당 GNP 2만불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물가를 계속 안정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특히 중요합니다.

중소기업들이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경제발전의 요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세계일류국가를 건설하는데 우리의 세번째 과제는 국가안보입니다.

지금 북한의 동태는 대단히 위험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이 땅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북한이 일시에 붕괴되는 것도 결코 바람직 스럽지 못합니다.

저는 만약 이번에 여소야대 상황이 재현되면 국정목표달성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그간 추진된 개혁도 밑바탕부터 흔들릴 것으로 봅니다.

정치적 불안은 필연적으로 경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하게될 것입니다.

대통령임기가 2년가까이나 남은 시점에서 차기대권을 놓고 치열한 선거
전초전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지역감정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 결코 안될 일입니다.

이제 우리당 선거공약의 골자를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신한국당은 굳건한 안정의 바탕위에서 생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
하겠습니다.

문민정부 출범후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다보니 시행착오와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비판을 더욱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국민이 동의하고 함께 참여하는 민생개혁을 부단히 추진할 것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우리는 영세사업자와 봉급생활자, 서민의 세부담을 더욱 낮춰가기 위한
세제개편도 단행하겠습니다.

특히 봉급생활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세액공제를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식대등도 비과세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세부담을 대폭 경감토록
하겠습니다.

지금 국민이 가장 피곤해하는 것중의 하나가 각종 규제입니다.

우리당은 더욱 광범위하게 그리고 실감나게 규제를 완화, 철페하여 세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앞으로 규제개혁 특위를 상설하여 과감히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15대국회 개원과 함께 특별법을 제정하겠습니다.

우리는 농어촌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국제경쟁력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늦어도 2, 3년내에 WTO체제에 잘 적응할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가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우리가 21세기를 어떻게 맞이할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역사적
전기입니다.

문민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겠지만 그래도 다수 국민의
바람은 안정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저는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다수국민이 이 모든 과업을 제대로 추진할수 있는 집권여당에
안정의석을 반드시 만들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