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당은 총선이 두달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이번 선거의 승패가 인물과
함께 효과적인 홍보전에 달렸다고 판단, 저마다 기발하고 신선한 홍보전략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각 후보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센터"를 운영하거나 "이미지통합(CI)"작업을 펼치는 등 홍보에 당력을
쏟고 있다.

인터넷이나 천리안등을 통한 홍보도 이미 각당의 주요 홍보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각당의 홍보전략을 짚어본다.

<>.신한국당은 "선전홍보활동이 선거를 판가름낸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새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총선 실전능력을 높여주기 위해 "후보
이미지 메이킹센터"를 운영, 그룹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타블로이드로 판형을 바꾼 당보 1면을 2백53개지역구별로 별도제작,
공천자의 대형사진과 공약 등을 싣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20~30대 유권자를 겨냥, PC통신 하이텔외에 인터넷 천리안에도 "신한국
열린마당"을 개설할 방침이다.

구전홍보를 위한 "특수 홍보팀"도 기획중이다.

이팀을 사람이 많은 곳과 목욕탕 다방 시장등 여론전파력이 강한 곳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자기측 후보의 긍정적인 측면을 "3자
구술방식"으로 전파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월드컵유치 열기를 득표전에 활용하기 위해 젊은 후보팀과 연예인
봉사단팀의 축구시합을 기획하고 있으며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각종 행사도
구상중이다.

또 지지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유세때 피켓걸을 등장시키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기업들 사이에서 보편화된 이미지통합기법(CI)을 도입,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여야를 각 당의 무차별 영입경쟁과 무소속 후보난립으로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특성을 구별키 힘든 상황이 됨에 따라 당과 후보의 이미지를
통일시키는 것이 절실하다는 계산에서다.

이에 따라 당 후보들의 공통구호는 "나의 사랑 한반도, 21세기의 약속"
으로 잠정결정하고 각종 홍보물의 색깔을 당로고에 사용된 밝은 연두색
으로 통일키로 했다.

또 후보자들에게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복장을 권유, 유권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방 당무회의를 통한 지역홍보에도 열성이다.

국민회의는 인천 대전에 이어 오는 22일 대구에서 당무회의를 갖는다.

구체적인 전략은 김대중총재가 직접 챙기는 편.

김총재는 최근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이번 총선이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의가 있으며 대통령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키 위해 국민회의가
3분의 1의 의석을 얻어야한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집중 홍보하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고정표를 지킬 것, 이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임을 상기
시킬것, 선거쟁점을 2~3개로 압축해 되풀이할 것" 등을 당부했다.

<>.민주당은 "3김정당과의 차별성"과 "젊은층의 정치참여"를 홍보전략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수년간 사용해온 깃발과 로고등에서 녹색을 모두 빼기로 했다.

국민회의의 로고중 초록색 비둘기와 자민련의 로고색(녹색)을 의식해서다.

대신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빨간색과 푸른색으로 로고를 꾸몄다.

민주당은 또 노무현전부총재 이부영최고위원 이철 박계동의원 등 이른바
"스타군단"을 "전문 홍보맨"으로 한껏 활용하고 있다.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을 앞세워 20~30대 유권자의 표를
흡수하자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매주 "스타군단"을 총동원, 종로 명동 서울역등지에서
시국강연회를 갖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정당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여는 등 전파를
통한 홍보에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이 홈페이지에 <>강령과 정강정책 <>총선공약 <>주요당직자및
후보약력 <>총선쟁점 <>각종 회의결과및 논평등을 게재, 국내 유권자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인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자민련은 "보수론"을 전파하는데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7일 잠실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수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자민련은 이자리에서 "보수원조"임을 선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자민련은 또 조만간 총재 자문교수단을 구성, 보수이론 정립을 전담케
하는 등 타당과 차별화된 보수론을 이론적으로 정립할 방침이다.

최근 관심이 높은 "환경문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자민련은 허남훈 이재창전환경처장관의 입당을 계기로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열어 "녹색바람"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함께 홍보전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거구호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당내에서 모집된 구호중에는 "갈팡질팡, 신한국당 차근차근 자민련"
"양반바람 막지마라, 확실하게 바꿔주마" "TK가 일군 나라, PK가 망치는가"
등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PC통신에 "자민련 포럼"을 개설, 지구당위원장의 프로필과 공약
사항을 알리고 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