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가 다시 한.일간의 뜨거운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이후 대북식량지원과 일.북수교문제 등으로 한일간에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하시모토총리가 등장한 지 얼마안돼 군대위안부문제와
독도문제가 다시 한일관계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정부의 시각은 뭐니뭐니해도 선거와 배타적경제수역(EEZ)선포를
앞둔 시점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은 "도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과거 일본의 영유권주장은 구체적인 행동을 수반하지 않은 "망언"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의 주장에는 일본이 독도를 기점으로 EEZ를 선포하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은 접안공사자체를 "일본의 동의없이 하고 있다"고 우리측에
항의하는 등 주권침해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올들어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다시 들고 나오는 배경에는 한.일양국
이 EEZ를 선포할 경우 독도를 영원히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초조감이 있다.

우리의 EEZ내에 독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만큼 일본이 영유권문제를
강도높게 제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EEZ선포직전인 지금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오는 16일을 전후해 EEZ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정부도 지난 8일 대북전략를 주로 논의한 통일안보조정회의에서 독도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등 주도면밀한 대응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독도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자칫 "독도는 영유권분쟁 대상
이다"이라는 일본의 입장만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어쨋든 일본측의 영유권주장으로 다시 불거져 나온 독도문제는 이달 중순
일본이 선포할 EEZ에 독도가 포함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양국간 전면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